고쳐주고 일으켜 주어라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이 구절을 통해,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우리들의 역할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어떠한 대가를 받지 않고, 아픈 이들을 치유해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주라고 말씀하시지요. 이처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것을 이웃에게 전해줌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뒤틀린 하느님 나라에 대한 선포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의 종말만 강조하며, 공포를 조성하고, 불안감으로 이득을 취하는 그런 선포 말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신이 하느님에게 받은 것을 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공포와 협박, 불안과 두려움을 전하는 경우는 분명, 올바른 하느님 나라의 선포가 아닐 것입니다.
올바른 하느님 나라에 대한 선포는 용기와 희망, 치유와 생명이 함께합니다. 앓는 이를 고쳐주고, 죽은 이를 일으켜주는 치유는, 우리가 예수님께 받은 치유와 생명의 경험을 통해 전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한 생각에서 오는 거짓된 희망이 아닌, 자신이 직접 경험한 기쁨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이지요. 그렇게 자신이 직접 겪은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야 말로,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명한 진정한 선포가 아닐까요?
여행 경비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여정에서, 괴로움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의 소식을 전하는 여정에서 필요한 경비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여행을 떠나면서 어떻게 그 경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문득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 즉흥 여행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경비를 계획하고, 일정을 정해놓는 여행은, 우리가 생각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즉흥 여행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에, 무엇이 닥칠지 모르는 예상치 못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지요.
어쩌면 어떠한 여행에 앞서, 그 과정에 필요한 무언가를 걱정하고 모으는 것은, 스스로가 여행을 계획하고 정함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자신만을 위한 여행이라면, 그러한 계획은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쁜 소식과 치유가 필요한 곳에, 생명을 전하는 여정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복음을 전하는 이 여정은,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시고, 또 주관하시는 여정입니다. 온몸에 양분을 전하기 위해, 미세한 곳까지 퍼져있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혈액이, 우리의 계획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지요.
따라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여정이, 우리만을 위한 제한된 여정이 되지 않도록, 그 가능성과 시야를 넓히며, 하느님의 이끄심에 더욱 의탁해야 함을 강조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평화를 빌어주는 것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여정에서, 이웃에게 평화를 빌어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이웃들은 그 평화를, 늘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씀하시지요. 그래도 우리는 그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어야 한다고 덧붙이십니다. 상대방이 평화를 받지 않더라도 그 평화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임을 알려주시면서 말이지요.
우리는 하느님의 평화를 전하면서도 다시 한번 그 평화를 얻습니다. 이는 마치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전하며, 스스로도 새로운 가르침을 깨닫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예수님을 통해 알게 된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그 기쁨을 함께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가 전하는 평화와 기쁨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것이기에 그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벽에 해가 뜨고 날이 밝으면,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옵니다. 아침은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평화와 기쁨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아침과도 같습니다. 아침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사람은 이미 아침을 보고 느낀 사람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느님의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미 그 평화와 기쁨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나는 교훈을 새벽빛처럼 다시 밝히고 그 빛을 멀리까지 보낸다.
- 집회서 24장 3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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