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마음속 집을 가꾸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0. 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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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더 청구하신다


 오늘 복음에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더 주신 이들에게는 더 많이 바라시는 하느님의 마음에는 어떠한 의미가 담겨 있을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자신의 집을 지키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도둑으로부터 자신의 집을 지키는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만약 집주인이 도둑이 몇 시에 집으로 들어올지를 알고 있다면, 자신의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마음속에 집이 하나씩 있습니다. 집은 주인의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요. 하지만 마음속 집주인인 우리의 관리가 소홀해질 때, 무언가가 우리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도둑이 들어오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불안과 괴로움, 분노와 미움 등이 자리 잡을 때가 있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속 집에, 부정적인 것들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불안과 괴로움들이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리지요. 만약 부정적인 감정들이 언제 어디서 들어오는지를 알았더라면, 그들이 마음속 집에 자리잡지 못하게 막아내었을 것입니다.

 

집을 관리하다


 어쩌면 예수님은 이러한 비유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 집을 항시 잘 관리하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자신의 집에 무엇이 들어오고 무엇이 나가는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집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집을 관리한다는 것은, 집안에 무엇이 들어있고 무엇이 들어오려고 하는지를 파악하여, 우리의 통제에 따라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속 집에는 도둑으로 표현되는 부정적인 것들만 방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도 우리의 집에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방문조차 마음속 집주인의 초대와 환영이 필요하지요.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예수님은 우리의 집으로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과 상황으로 우리의 마음속 문을 두드리시지요. 그때에 예수님을 알아보고 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예수님은 머무르십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다


 우리가 도둑을 경계하는 마음을 지녀야, 도둑의 침략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지녀야 예수님의 방문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마음속 집에 누가 머물고 누가 살고 있는지는 우리의 행복감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행복하다면 예수님의 방문이 있는 것이고, 불행하고 괴로운 마음이 든다면 도둑과 같은 무언가가 우리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것일 테지요.

 

 사실 우리는 마음속 집에 누가 들어올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도둑을 내쫓지 않는 것은, 도둑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집주인은 자신의 집에 머무는 누군가를 내쫓을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것들이 머물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허용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주변 상황들과 자극들을, 기어코 마음속까지 끌고 올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잡지 않도록 떨쳐내고, 예수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마음에 품는다면, 우리의 마음속 집은 한결 평화롭고 따뜻해질 것입니다.

 

 

진짜 주인을 기다리다


 예수님은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를 통해, 또 하나의 진실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사실 우리의 마음속 집은, 우리의 존재와 함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본다면, 우리의 마음속 집의 진정한 주인은 하느님이시며, 우리는 잠시 그 안에 세를 들어살 고있는 세입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세입자가 주인의 집에 살면서 본래의 집이 지녔던 모습을 망가뜨리고 파괴한다면, 집주인은 그 책임을 세입자에게 묻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더 많이 주신 이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으신다는 것은, 하느님께 좋은 집을 받은 이들이 그것을 관리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당연한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집을 꾸미다


 따라서 우리는 태초에 우리에게 지어주신 우리 마음속 집의 모습을 잘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만들어주신 본래의 우리의 마음을 기억하고, 그 모습이 훼손되고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속에 방문하실 때까지,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마음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던 자신의 마음속 집을 둘러봅니다. 불안과 괴로움, 쓸데없는 걱정과 고민들, 불신과 의심, 시기와 질투 등으로 어지럽혀지고 더러워진 마음의 집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집을 지어주신 하느님께서 다시 우리의 집을 찾으셨을 때, "얘야, 너에게 만들어주지도 않았던 수많은 불안과 괴로움들을 왜 이렇게 많이 끌고 들어왔느냐? 그것들 때문에 내가 잠시 머물 수도 없겠구나."라며 안타까워하시지 않도록, 조금씩 집안의 쓰레기들을 정리해봅니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기쁨과 평화, 그리고 사랑만이 가득했던 우리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사랑으로 집안을 멋지게 꾸미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마음속 집을 관리해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마음속 집에 방문하실 때, 아름답고 깨끗한 마음으로 기쁘게 맞이하며 초대할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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