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을 보물, 현명한 투자

눈은 몸의 등불이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눈이 우리에게 있어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이러한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시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오늘 예수님께서는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좀과 녹으로 보물이 상하고, 또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이지요. 그렇다면 보물을 땅에 쌓아두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흔히 성공이라 부르는, 부와 명성을 쌓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갑니다. 당장은 기쁘지 않더라도 눈앞의 한 계단만 올라가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며, 많은 것들을 견디며 나아가지요. 그렇게 오랜 기간 쌓아놓았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때면, 극심한 좌절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살이는 전부 허무하고 다 필요 없으니, 대충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삶을 통해 보물을 쌓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보물을 "땅"에 쌓지 말라고 이야기하십니다. 힘을 들여 보물을 쌓아 가는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보물이 쌓여도 사라지지 않을 곳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보물이 있는 곳에
예수님은 보물은 "이것"이다, 라며 정확히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보물은 이미 정해져 있는 무언가가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자녀를, 또 누군가는 자신의 창작물, 또 누군가는 자신의 재산을 보물이라고 여깁니다. 이처럼 보물은 스스로가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의미에서 예수님은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다고 일러주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마음은 움직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은 우리의 눈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움직이지요. "눈은 마음의 등불"이라는 말씀은 이렇게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어두운 밤, 등불은 우리를 안내하고 나아갈 방향을 비추어줍니다.
등불은 우리의 눈이 되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갑니다. 캄캄한 어둠 속 보이는 것은 등불뿐이기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등불에만 의존하며 걸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마음이 향해있는 곳, 즉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향해 살아가게 되어있는 듯합니다.
눈이 맑아야 몸이 환하다
예수님은 등불로 표현된 눈이 맑아야 몸이 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는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알게 하십니다.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길지는 우리의 자유이지만, 어떠한 것을 소중히 여기느냐에 따라, 우리의 상태가 변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빛이 되어줄 눈 자체가 어둡다면, 다시 말해, 우리가 들고 있는 등불이 어둡다면, 우리가 있는 곳은 얼마나 어두울지를 짚어주십니다. 밤에 길을 나서야 할 때, 우리는 자신이 지닌 것 중에서 가장 환한 조명을 사용합니다. 세상에는 우리의 보물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 보물들은 저마다의 빛을 발하고 있지요. 우리는 각자의 입장에서 가장 빛나 보이는 보물을 찾아 그것을 삶의 등불로 삼습니다.
땅에만 쌓을 수 있는 보물이라면
만약 우리가 그토록 갖고자 하는 보물이, 땅에만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삶을 모두 바쳐 쌓아 놓은 보물이, 결국에는 빼앗기고 사라지는 것이라면, 목숨을 걸면서까지 쌓아야 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우리의 기쁨과 등불이 되어줄 나만의 보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땅이 아닌 하늘에 쌓을 수 있는 것인지를, 오늘도 잠시 묵상해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 즉 사라지지 않고 빼앗기지 않을 보물을 쌓는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