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삶이 너무나도 괴로울 때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6. 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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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린 아이

너무나도 괴로워서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구절이 등장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당신의 얼굴을 돌리지 마소서." 간절한 외침과도 같은 이 기도는, 삶의 불행들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이러한 외침에는 어떠한 마음이 담겨 있으며, 이러한 외침을 들은 하느님은 어떠한 대답을 해주시는지를,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괴로워 탄식하다


 토빗의 탄식으로 미루어보아, 그의 삶은 불행으로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토빗은 그 불행들이 어디서,  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소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삶의 불행들을 죄에 대한 벌로만 받아들였던 당시의 풍토가, 토빗의 괴로움을 더욱더 절망스럽고 혼란스럽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에서 원인 모를 아픔이 계속되다 보면, 우리는 "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는데?"라는 반문과 함께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선한 행동에는 기쁨이 따르고, 악한 행동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옛이야기가, 오늘날에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지요. 그러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면, 우리는 차라리 삶보다 죽음이 덜 괴로울 것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행적을 떠올리다


 이러한 토빗의 탄식을 잠시 뒤로하고, 사람의 모습으로 삶을 살다가 가셨던 예수님의 행적을 떠올려봅니다. 그는 몸과 마음이 병들어 괴로워하던 사람들을 치유해 주었으며, 그들의 아픔을 바라보아주었습니다. 아픈 이들을 바라보던 예수님의 마음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분명한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은 우리의 괴로움을 심판으로 인한 "벌"이 아닌, 치유가 필요한 "병"으로 보고 계신다는 사실이지요.

 

 예수님은 병든 사람들에게 단 한 번도 심판의 말씀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단지 그 사람의 고통을 보시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간절함을 보셨을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다


  신앙의 길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과정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그분의 외모와 걸음걸이 등 외적인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외적인 것들은 결국 후대 사람들의 상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할 테니까요.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바라보아 주신 마음의 얼굴을 닮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주셨는지, 그리고 우리는 괴로워하고 있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떠올려봅니다.

 

하느님께 나아가다


  우리는 슬프고 괴로울 때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립니다. 또한 신체의 일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을 때도 그 부위를 보이지 않게 가려버리지요. 하지만 치유를 위해서는 우리의 얼굴과 상처부위를 하느님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진료를 위해 의사에게 나아가는 것처럼, 괴로움의 치유를 위해서는 하느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이라며, 혹은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의 괴로움과 상처를 섣불리 보여준다면, 치유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독서에 등장한 토빗은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 "기도"를 택하였습니다. 우리의 마음속 얼굴을 하느님께 보여드리는 것은 이러한 간절함이 담긴 "마음속 기도"를 통해서 가능할 것입니다.

 

다시 찾아온 감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감기에 걸리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감기에 몇 번 걸린 지를 세보지는 않습니다. 올해 감기가 또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크게 괴로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 감기가 또다시 치유되고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겠지요. 그러한 믿음은 치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며, 우리의 마음속 괴로움이 치유되는 경험을 반복해서 느껴본다면, 그 어떤 불행도 우리를 괴롭게 하지 않게 하는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삶에서 반복되는 불행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를 심판하지 말고,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며 그 괴로움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나아간다면, 우리는 그 불행과 괴로움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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