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1. 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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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아기 코끼리

선하신 뜻이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무엇이며,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뜻이 이루어지다


 예수님께서는 성령 안에 즐거워하며, 아버지의 선한 뜻이 이루어졌음에 행복해하십니다. 스스로를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자처하는 사람에게는 그 뜻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그 뜻을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의 신비에 대한 감사도 드리면서 말이지요. 그렇다면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을 탐구하겠다며, 수많은 지혜와 슬기를 습득하려 합니다. 지식적인 성장과 예식적인 갖춤만을 고귀하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의 뜻, 그리고 성령의 역사하심은 최고의 것을 갖춘 이들이 아닌, "철부지"들에게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철이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성인이 "철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이 부족하거나, 판단력이 모자란 사람에게 우리는 "철이 없다"라고 표현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철부지"는 우리가 사용해오던 표현과는 사뭇 다른 의미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 "그때는 참 철이 없었구나"라는 시절들이 하나씩을 떠오를 것입니다. 부모님의 사정도 모르고 무작정 떼를 쓰던 날, 자신의 일보다 남들의 일에 더 관심이 많던 날, 스스로의 삶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남들을 무시하던 날들은 모두,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함께 품고 있는 "철없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철부지였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은, 그날을 회상하는 지금이 그때보다 조금 더 성장한 상태임을 증명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시간은 스스로를 정말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오히려 가장 어리석고도 무지했던 순간이었음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줍니다. 어쩌면 이러한 알아차림과 깨우침의 과정은, 하느님께서 계획하셨던 선한 뜻이 이루어지는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알아차리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아들인 자신에게 넘겨주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허락된 이들에게 가능한 은총임을 강조하시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모습은 예수님을 통해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었던 하느님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가치로 우리에게 다가오지요.

 

 부모님의 사랑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자신의 철없던 어린 시절에도 늘 함께하셨던 부모님을 알아채었을 때, 우리는 그 사랑을 진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누군가가, 부족했던 우리를 채워주고 보듬어주었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사랑"을 체험합니다.

 

 반대로 스스로를 지혜롭다고 여기는 '교만'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가지만, 진실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사랑을 베풀기만 하면서는 행복해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사랑받던 어린 시절


  우리는 흔히 "어린 시절이 제일 좋았다."라고 회상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마음은, 아무 걱정 없이 부모님의 보호 아래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며, 조건 없는 사랑을 받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철이 들고 어른이 되면 잊어가고 잃어가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또한 우리는 생각합니다. 사회에 나와서 한 사람의 성인이 된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그리고 언제나 하느님과 예수님의 눈에는 그들의 자녀이고 철부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동심, 그리고 사랑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마음속 빛을 잃지 않는 법은, 우리를 보살펴주시는 존재에 대한 믿음과 따뜻함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에게 변함없이 사랑을 주는 존재가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지요. 우리가 어릴 적 품었던 동심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동심"을 되찾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며 독하게 살아가고, 오직 믿을 것은 자신뿐이라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을 때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만드시고 바라보아주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우리와 함께해주신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분의 사랑을 조금씩 느껴봅니다. 우리의 행복은 최고가 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때 가득해짐을 기억하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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