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예수님의 피로 깨끗해지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2. 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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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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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피로 깨끗해지다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 구절이 등장합니다.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예수님의 피는 무엇을 의미하며, 그 피가 우리를 깨끗하게 해주는 과정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빛과 어둠


 독서에서는 빛과 어둠에 관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하느님에게는 어둠이 전혀 없고 빛만 있다는 말씀은, 우리가 점차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둠은 빛을 가릴 때 생깁니다. 우리를 향하여 비추어지는 빛을 가로막는 무언가가 생기면, 그 뒤로 그림자라는 어둠이 생기는 것이지요. 독서에 등장하는 요한은 이러한 어둠을 우리의 '죄'와 연관 지어 표현합니다.

 

 독서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의 "죄", 즉 우리의 "어둠"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통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교류는 빛이신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며, 빛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의 어둠은 빛으로 채워질 수 있게 됩니다.

 

죄에 더 집중하다 보면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하느님과의 친교보다, 우리의 "죄"에 더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죄책감이 바로 그러한 결과물이지요. 이러한 우리의 매몰은 우리의 죄를 더 어둡고 무겁게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옳고 그름과 맞고 틀림만을 강조하며, 죄 자체만을 바라보게 하는 선택은, 생명과 치유의 방향이 아닌 심판과 처단, 그리고 죽음의 방향을 향하게 합니다. 

 

 죄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고개를 돌려야 할 방향은 "심판"과 "처단"이 아닌, "용서"와 "화해"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의롭고도 성실하신 분이시라는 말씀은, 우리와 결이 다르기에 가까이할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어둠이 없고 빛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묘사 역시, 우리가 다가갈 수 없기에 숨어야 하는 존재임을 부각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온전한 빛이시기에


  하느님은 어둠이 없기에, 우리를 온전한 빛으로 품어주실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품어주시면서 어둠에 휩싸일 염려가 없는 존재이지요. 또한, 하느님은 성실하고도 의롭기에 계속해서 우리의 불의를 씻어주실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고결함과 무한함은 우리를 향한 용서와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하느님의 용서를 당연시 여기며 무뎌져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은, 우리의 어떠한 죄가 하느님과의 교류를 막아서더라도, 그 죄보다 우리를 바라보는 하느님의 사랑이 더 크다는 방향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를 미리 심판하지 않도록


 우리는 우리의 죄를, 그리고 하느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 앞에 나아가기에는 부족하고, 죄 많은 사람이라며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짓고 판단해버릴 때가 많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의로워지고 깨끗해지더라도 하느님 앞에서는 불의하고도 더러운 상태일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느님 곁에 머물며 안식을 느낄 수 있는 것이며, 항상 감사와 기쁨으로 다가오는 하느님의 손길을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번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던,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하느님께 섣불리 다가가는 일이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성자이신 예수님이 오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말씀, 즉 우리 삶에서의 다양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멋대로 결정짓고 단정 짓던 수많은 판단들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진실을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보내주십니다.

 

예수님의 피


  이러한 메시지의 전달은 예수님의 피, 즉 사랑을 위한 예수님의 희생이라는 선택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를 향한 사랑을 느낄 때, 그 대상에게 목소리를 귀 기울입니다. 우리를 공격하고 나무라는 대상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지는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는 크게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고,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메시지는 바로 '사랑이 담긴 메시지'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우리의 죄책감을 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깨끗하게 해 줄 수 있음은 자신의 목숨보다 우리의 구원을 선택한 사랑의 근거가 되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부활이라는 과정을 통해 몸소 "다시 일어남"의 근거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죄라는 가림막으로 인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멀어져 간다면, 어떠한 흠이라도 그것을 치유해주고 용서하여주실 하느님 앞으로 예수님의 손을 잡고 나아가봅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간다면 하느님은 분명 두 팔을 벌려 우리를 반겨주시고, 넘어진 우리를 일으켜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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