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우리의 꿈과 바람을 향해서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1. 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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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그리고 물
손, 그리고 물

그분께 손만 대어도


 오늘 복음에는 이러한 구절이 등장합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이 구절은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과 그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은총과 그것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


 복음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다소 의아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평소에는 예수님이 자신의 능력과 선택으로 기적과 치유를 행하셨지만, 이번만큼은 예수님의 의도가 아닌 그분을 만진 여인의 의도로 인해 치유가 이루어진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지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의 옷깃을 만졌던 여인은 분명 절실하였습니다. 그리고 옷자락을 잡으면 그 바람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지니고 있었지요. 그러한 믿음은 여인을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군중들 사이에서 위험과 체면을 무릅쓰고 여인은 예수님께 나아갑니다. 비록 그 과정이 단아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치유를 갈망하는 그 바람만큼은 충분히 전달되는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빈 곳을 찾아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바라는 무언가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생길 때면, 어디서 그것을 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그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우리가 그 대상을 바라는 마음이 클수록, 그 대상을 향한 여정에 더욱 열정적이게 됩니다. 이러한 우리의 바람은 우리가 느끼는 '결핍'에서 시작됩니다.

 

 흐르는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리고 가득 찬 곳에서 비어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존재를 향하게 되어있으며, 그 가치를 진정으로 귀하게 여기는 존재에게 머물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인간적인 측면의 의도는 그 여인을 향하지 않았더라도,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을 담고 있는 예수님의 신성한 측면의 의도는 그 여인을 향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 필요한 곳에, 치유가 필요한 곳에 항상 은총을 내려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지요.

 

찾아 나서지 않으려는 자에게는


  전지전능하고 자애로우신 하느님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때때로 모든 것을 알아서 우리에게 떠먹여 주시기를 바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포도주를 받기 위해서는 새 자루가 필요한 것처럼,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라는 우리의 비워진 마음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나아감이 필요할 것입니다. 

 

 복음 속 여인은 치유를 간절히 바라였고, 당시 그녀가 치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향하여 나아갔습니다. 우리 역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위해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나아간다면, 하느님의 은총은 그것을 바라는 우리의 삶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복음의 두 번째 장면은 죽은 줄 알았던 아이가 살아나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보호자는 그 아이가 죽은 줄 알았지만, 예수님은 단지 아이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소녀의 숨이 정말로 멎었었는지, 의학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인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녀의 멈춘 움직임을 보고, 누군가가 '죽음'이라고 생각한 이들에게는 진실이 어떠하든 실제로 죽음의 아픔과 괴로움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소녀는 잠을 자는 것이며, 그 존재와 언젠가는 또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잠시동안의 아쉬운 이별이 될 뿐, 괴로움과 영원한 고통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꿈과 바람을 향해 너무나도 이른 사망선고를 내릴 때가 많습니다. 어릴 적 바라왔던 무언가는 지금 실현하기에는 늦은 꿈이라며, 자신의 삶에서 그 꿈을 죽은 것처럼 대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꿈과 바람은 죽은 것이 아닌, 잠을 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가 그 바람을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잠에서 깨어난 복음 속 소녀처럼, 우리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은 우리 앞으로 살아서 걸어오게 될 순간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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