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주님께 바치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2. 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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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주다

주님께 바쳤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에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께 바친다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바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바친다는 것


 오늘 복음을 포함한 성경에서는 하느님께 무언가를 바친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제물을 바치고 자신의 아이를 바치는 선택은, 소중한 무언가를 하느님께 내어드리는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자신의 안녕과 번창을 위해 제물을 바친다는 개념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자신의 아이를 바친다는 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직은 무언가를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운 아이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바쳐진다는 것은 부당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께 바친다는 것", "하느님께 내어드린다는 것"의 정의를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우리가 주님께 무언가를 바치는 무언가가 "거래의 개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사실은 하느님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애초에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바치는 것"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소유물


 생각해 보면 우리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은 사실 하느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과 존재마저도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들은 그 사실을 망각한 채, 잠시 우리에게 주어진 무언가를 우리의 영원한 "소유물"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께 바칠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착각"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들의 봉헌은 마치, 자신의 욕심과 환상을 내어드리고, 평화와 진실을 되돌려 받는 정화의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바친 후, 더 이상 예수님을 자신들의 소유라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였기에 그들이 생각하던 삶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자신들의 바람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누구를 원망하며 괴로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예수님의 삶이 하느님의 이끄심 아래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믿으며,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선택을 한 것이지요.

 

자유로워지다


  정말 모순적이지만, 어떠한 대상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게 되었을 때 더 괴로워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자유롭고 평화로웠던 것이, 자신만의 것이 되어버린 후에는 걱정과 근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려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것이 우리의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누구에게나 세상에서의 죽음은 찾아오며, 그토록 쌓아두던 세상의 소유물은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느님께 드리는 무언가에는 그 대상 자체보다, 그 대상에 대한 소유욕과 탐욕을 내어드리는 과정이 담겨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봉헌의 과정이 아까운 걸 빼앗기는 고통이 아닌, 또 다른 소유물을 원하여 내 것을 내놓는 거래가 아닌,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축복의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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