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아들이며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
하느님의 아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자주 들어왔지만, 예수님 자신이 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신 순간을 떠올려보면, 또 많은 생각이 스쳐갑니다. 복음 전문을 읽어보며, 이 말씀 구절을 조금 더 깊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엄청난 이야기
당시 예수님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이야기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이, 스스로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하며, 신을 자처한다고 생각하였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무턱대고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 말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일, 즉 '살리는 일'들을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사실 당시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지금도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을 알고, 또 하느님의 일을 한다면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단지 우러러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됩니다.
한 번에 하나씩
언젠가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갔을 때, 계단에 아버지와 딸이 올라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계단의 턱은 어린아이에게는 꽤 높은 편이었기에,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무작정 아이를 안고 대신 올라가 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계단 앞에서 올라가고 있지 못한 딸에게, 한 칸만 올라가 보자며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아빠의 손을 잡고, 그 많은 계단 중 하나를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빠와 딸의 계단 오르기 놀이가 시작되었고, 어느새 둘은 성당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친구
하느님을 닮고 싶지만, 그 계단이 너무나도 높게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완벽한 신을 닮을 수 있겠냐며, 하느님이 아버지는커녕, 저 멀리 떨어진 나와는 다른 존재로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시는 하느님은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자 우리의 친구로 말이죠. 어린아이들은 자신이 포기해버린 무언가를 친구가 해낼 때, 또다시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단정 짓던 무언가를 해내기도 하지요. 아이들은 그 친구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어? 저 친구도 해냈네? 나도 한 번 해봐야지."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 요한복음서 15장 1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