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내가 진정 예수님께 원했던 것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11. 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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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는 아이
선물을 받는 아이

예수님, 스승님!


 오늘 복음에는 이러한 구절이 등장합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을 스승님이라 고백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자비를 청하는 것은 무엇인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나병환자들의 청


 복음에서는 나병 환자 열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병이 치유되기를 바라며 예수님을 찾아갔지요.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치유를 위해 예수님을 스승님이라 부르며 자비를 청합니다. 복음 속 환자들처럼,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몸과 마음이 병들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병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이 우리의 영혼을 좀먹는 상태가 되어버릴 때도 있지요. 마치 나병에 걸린 환자들처럼 말입니다.

 

 나병과 같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질병은, 스스로 끊어내기 어렵습니다. 한번 시작된 부정적인 생각 역시 우리의 의지만으로는 떨쳐내 버리기 쉽지 않지요. 그러하기에 우리는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그리고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치유와 가르침을 얻게 되지요. 아마도 스승님이라는 호칭 안에는, 단순한 치유뿐만이 아닌 치유를 통한 가르침으로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예수님을 찾아왔던 열 명의 나병 환자들은 사제에게 몸을 보이러 가는 길에 모두 치유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는 단 한 명만이 감사인사를 드리며 예수님께 다시 찾아왔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이 일화는 은혜를 귀하게 여기며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의 치유를 바라보게도 합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였던 것


 

 생각보다 우리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겉으로 드러난 큰 불편함들만 제거하는 것에만 몰두할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는 온 정성을 다하지만, 그 질병의 원인이 된 생활 습관이나 스트레스는 무시할 때가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다툼을 피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기는 하나, 그 다툼의 원인이 된 나의 마음 상태에는 무관심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 다시 돌아오지 못했던 아홉 명의 나병환자들은 나병이라는 질병 자체의 치유만 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금 당장의 나를 괴롭게 하는 무언가가 사라지는 것만을 바랐을지도 모르지요. 예수님께 다시 찾아왔던 그 한 사람의 나병 환자는 조금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감사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감사한다는 것은, 어떠한 결과가 온전히 나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또한, 그 결과가 상대의 선택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음을 기억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치유와 성장이 온전히 나만의 선택이 아닌, 예수님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넘어지고 다칠 때마다 하느님의 말씀을 찾아가고 떠올리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유와 성장이 자신만의 선택과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러한 마음가짐은 또 다른 어려움과 아픔이 있을 때, 그것을 진정으로 치유해 준 대상을 다시 찾지 못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억지로 누군가에게 호의를 표시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정말로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누구의 선택을 통해서 일어난 것인지를 깨닫는다면, 진정한 감사는 자연스럽게 우러러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치유해 준 대상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 즉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아는 것은, 나의 생명이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 바로 "구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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