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바라는 그대로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황금률이라고도 알려진 이 구절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남들에게 해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복음 전문
청한다면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은, 우리에게 참으로 간단하고도 커다란 진리를 전해주십니다. 바로, 청한다면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놀라운 말씀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말씀에 쉽게 공감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바랐던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만 같은 이 삶에서는, "청함"이 "얻음"으로 이어진다고 쉽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청함에 대한 오해
뒤이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비유를 잘 살펴보면, "청함"에 대한 우리의 오류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청함을 들어주십니다. 단, 그 청함이 순간적인 감정이 아닌, 생명을 바라는 우리의 "진심"을 기반으로 할 때 말이지요. 우리는 때때로, 한 때 사랑했던 사람과의 마찰 이후, 그 사람을 미워하고 저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바라본다면, 결국 그 사람을 파괴하는 것이 우리의 진심이 아님을 깨닫게 되지요.
갈대 같은 마음
우리가 "진심"이라고 믿는 우리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생각과 판단들은 생각보다 쉽게 바뀌고 변화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라는 비유에서 알 수 있듯, 어제는 왼쪽을 향했지만, 오늘은 오른쪽을 향하는 것이 사람의 생각과 마음일터지이요.
그러나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에게도 항상 고정되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뿌리이지요. 뿌리는 생명, 즉 양분을 얻을 수 있는 땅에 항상 고정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진심은 늘 변하는 갈대 줄기가 아닌, 갈대의 뿌리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과 이어지다
결국 우리의 청함은 우리의 진심, 즉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생명"과 이어질 때, 우리의 선택은 후회로 남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청함은 "생명"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곳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생명이 되지 못하는 "돌"이 아닌, 생명이 될 수 있는 "빵"을 청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청은 반드시 "얻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득과 독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득이 될만한 길을 선택하고 바랍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이 항상 "득"으로 이어지는 않습니다. 하느님께 청하였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만 같은 여러 일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 길은 우리가 판단했을 때는 "득"이었지만, 실제로 "독"이 되는 길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선택을 앞둔 우리의 청 안에는 "진정으로 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즉 "생명이 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우리의 진심이며, 빵을 청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고, 하느님께서 보시는 우리의 마음일 것입니다.
돌이 아닌 빵을
하느님은 절대로 빵을 청하는 사람에게 돌을 주지 않습니다. 배가 고파서 양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빵처럼 생긴 돌이 아니라, 돌처럼 생긴 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배고픔에 허덕이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우리에게 먹음직스러운 빵처럼 생긴 돌을 준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평생 저주할지도 모릅니다. 굶주림에 의해 생명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돌이 아닌 빵이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바라는 대로 남들에게 해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무작정 남들에게 "착하게" 대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대방을 진정한 "생명"으로 이끌어줄 무언가를 선택하라는 말씀이지요. 칭찬 한마디가 사람을 춤추게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잘못된 길을 걷는 아이를 망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고, 또 상대방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면, 그리고 각자의 선택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생명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을 향한"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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