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2. 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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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잡은 손
맞잡은 손

왼손이 모르게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자선을 베풀 때 왼손이 모르도록 하는 것은 무엇인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드러내 보이는 것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은 자선을 "드러내 보이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단순히 자신의 자선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를 만큼 그 사실을 가리라고 말씀하시지요. 어쩌면 적극적인 자랑과 소극적인 자랑 모두, 자신의 자선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의도를 지닌 행위이며, 이러한 행위 모두가 우리의 선한 마음을 좀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말씀을 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변질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한 의도를 지니고 시작했던 무언가가 변질되는 상황을 경험합니다. 생명을 향하여 출발했던 여정이, 자신도 모르게 죽음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방황으로 바뀌어버릴 때도 발생하지요. 우리의 "자랑"은 이러한 변질의 기로에 놓여있는 우리의 상태를 잘 드러내주는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러한 "드러냄"은, 누군가의 선한 의도가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변질되었음을 알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너한테만 알려주는 거야." 혹은 "가족 같아서 그래." 또는,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로 시작되고 끝나는 말은 보통 "너를 이용해 먹겠다"라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진심보다 자신의 욕심이 더욱 커져갈수록, 이러한 '드러냄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갑니다.

 

오직 하느님께만


  예수님은 우리의 선한 의도를 오직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만 알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선한의 도로 시작된 어떠한 일이 비난을 받고, 칭찬을 받더라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의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택이 그러한 외부 자극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님을 되뇌며, 마음속 하느님께만 자신의 첫 마음을 알리고 외쳐간다면, 선함을 향한 그 여정은 방황으로 끝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받을 상


   예수님의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자랑하지 마라"로 끝나지 않습니다. 꼭 자선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선택한 길에서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간직하라는 말씀으로도 다가오지요. 예수님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된 상태를 "너희가 받을 상"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게 남들의 인정이었다면, 우리의 선택을 드러냄을 통해 그 상을 이미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정이 쉽게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러한 일시적인 상보다 더 가치 있고 값진 상을 바랄 테지요.

 

 그러므로 우리의 기도와 선택들이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자랑과 드러냄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들을 "참는 것"이 아닌,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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