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다시는 사람 때문에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3. 2. 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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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길을 걸어가다

다시는 사람 때문에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이 구절에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담겨있는 듯한, 약간의 후회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하느님도 후회를 할 수 있는 존재였을까요? 이 구절에 담긴 하느님의 마음은 어떠하였을지,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독서 전문

세상의 멸망


 오늘 독서에서는 우리가 흔히 "노아의 방주 이야기"로 잘 알고 있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타락하자 하느님은 노아의 가족과 일부 생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의 생명들을 모두 홍수로 휩쓸어버렸다는 유명한 이야기이지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되새겨보니, 몇 가지 의문점들이 생깁니다. 타락하여 죽음으로 달려가는 이들을 굳이 미리 휩쓸어버릴 이유가 있었을까? 그리고 모든 것을 휩쓸어버린 하느님은 왜 "다시는 사람 때문에 저주와 파멸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후회(?)를 하셨을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몇 가지 상황들을 상상해 봅니다. 독이 있는 동물에 물렸을 때, 우리는 독이 우리 몸에 퍼지지 않도록, 그 부위를 단단히 묶어둡니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전염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격리시키기도 하지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분위기 역시 쉽게 전염되기도 합니다. 집단의 분위기를 흐리는 구성원이 있다면, 같은 집단의 사람들은 그러한 부정적인 영향에 쉽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악영향이 지속될 경우, 집단은 분위기를 흐리는 구성원을 공동체에서 제외시키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실제로 좋지 않은 무언가 우리에게 침투되었을 때, 우리는 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그에 합당한 대처를 실시합니다. 

 

자생력이 사라진다면


  어쩌면 홍수가 세상을 휩쓸었던 당시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은, 자생력이 상실된 인간의 신체부위와도 같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살이 돋아날 수 없는 상태가 된 신체부위는 점점 썩어갑니다. 그리고 썩어가는 신체부위를 계속해서 방치해 두는 행위는 그 신체를 지닌 생명체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요. 그러므로 의사들은 때때로 회복불능인 신체부위를 절단하는 수술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방법 자체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후회로 보이는 하느님의 마음속 생각은, 어쩌면 잘못된 선택에 대한 괴로움이 아니라 "더 큰 사랑과 더 큰 인내를 향한 무한한 움직임"을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의 마음속 생각에는 인간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더럽혀질 수밖에 없고, 잘못된 길에 놓이기 쉬운 인간의 나약함이 말이지요. 하지만 하느님은 그러한 인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분명,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라도 올바른 생명의 길을 선택하며 성장할 수 있다면, 그 가능성을 짓밟지 않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우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많은 부분에서 실망을 합니다. 올바른 길을 걷다가 사람 때문에 지치고 다쳐서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람은 원래 나약하고 쉽게 악에 물드는 존재임을 자각한다면, 우리가 속단한 불행들은 사실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은 옳지 못한 길을 걷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일을 그르치지 않으십니다. 사람을 창조하고 그들이 성장하며 풍요로워지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자 일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우리의 생명을 점점 키워나가고 우리의 삶이 행복과 기쁨으로 점점 풍요로워지고자 하는 뜻과 일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길이 쉽게 악에 물드는 "사람 때문에" 무너져버리지 않도록, 하느님의 마음속 외침을 우리도 함께 품으며 살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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