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수확할 밭의 일꾼을 청하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0. 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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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

일꾼을 보내주십사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이 구절은 밭의 수확과, 일꾼들의 역할,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청을 생각하게 합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수확과 일꾼, 그리고 청함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수확, 그리고 일꾼


 복음 속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마을로 보내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수확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 일을 행하는 일꾼들의 역할은 무엇이었지를 생각해봅니다.

 

 수확은 제 때에 자신이 기른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족한 일손으로 정해진 때에 수확을 다 하지 못하면, 공을 들여 키운 농작물들을 온전히 거두지 못하게 되지요. 수확을 단순히 "종말"과 연결 지어, "공포의 때"로만 생각한다면, 수확을 돕는 일은 '이웃들에게 압박을 주는 일'로 이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예수님의 수확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수님의 수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분의 방법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지시사항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마을을 방문하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라고 말하라는 지시를 내리십니다. 그리고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전하라는 지시도 내리시지요. 이러한 예수님의 지시사항들을 미루어본다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수확을 진행하는 것은, 공포의 분위기로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과정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잘못된 종교관으로 '수확'을 해석해버리면, 거두어들이는 것 없이 상대를 상하게만 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예수님은 수확을 통해 불안과 공포를 거두어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기쁨과 평화 그리고 행복이라는 성령의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일꾼이 되고자 한다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뿌린 씨앗은 열매가 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에서 씨앗을 뿌리며 살아갑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씨앗들은 열매를 맺으며 자라나게 되지요. 공포와 불안의 씨앗을 심었던 사람에게는 그러한 열매가 맺히게 되며, 기쁨과 평화의 씨앗을 심은 사람에게는 행복의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어떠한 열매가 맺혀있는지를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우리의 마음속에 자라난 열매들을 거두어, 좋은 것은 우리에게 주시고 좋지 않은 것은 태워버리시는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수확의 과정을 거치십니다.

 

예수님의 수확


 우리 안에는 무분별하게 자라난 좋지 않은 열매들과, 마음 한 구석에서 풍파를 견디며 자라난 좋은 열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확은 우리 마음속 열매들을 거두어,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을 구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오판과 습관으로 무분별하게 자라난 좋지 않은 열매들은 쳐내고, 진정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 줄 생명의 열매는 곱게 닦아서 우리의 품에 안겨주십니다. 이 과정이 바로 참된 수확일 것이며, 평화를 빌어주는 일일 것이고, 예수님을 도와 일꾼들이 해야 할 작업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확을 단순히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가려서 심판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실 심판의 일은 우리가 도울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심판, 즉 누군가의 생명에 대한 권한은 오로지 하느님의 몫일 테니까요. 수확은 자신이 키워온 열매들 중, 무엇이 우리를 살리는 열매인지를 골라주는 과정입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오는 것, 즉 진실이 드러나는 때가 다가온다는 것은, 우리가 평생을 키워온 열매에 생명이 있는지가 드러나는 때가 오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차려준 음식을 먹다


 예수님은 파견된 제자들, 즉 일꾼들에게 차려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일꾼들의 품삯과도 같으며, 일을 계속해서 이어갈 힘이 될 것임을 이야기하시지요. 하느님의 일꾼들은 자신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좋은 것", 즉 "선한 마음의 열매"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가 불안에 떨며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을 때, 평화를 빌어주면서 그 사람이 키워온 선한 열매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일꾼의 역할일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일꾼들은 자신의 마음속 선한 열매들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상대의 마음속에서 선한 열매들을 찾고, 또 그들에게 그 열매들을 다듬어 알려주는 과정은, 자신의 마음속 선한 열매를 찾아내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지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화가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러한 과정을 짚어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하느님의 수확을 돕는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수확이 무엇을 거두는 것인지, 그리고 그 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복음에 기록된 행동을 글자 그대로만 실천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참된 의미를 되뇌며, 우리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연관 지어 생각해봅니다. 

 

 일꾼들이 방문한 집에서 차려주는 음식을 먹는 장면을 떠올려보면서 이러한 상상을 해봅니다. 일꾼들에게 그 음식은 일용할 양식과도 같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일용할 양식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이웃이 고민과 이야기를 내놓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양식으로 삼아오던 것들을 내놓는 것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그들이 차려주는 음식을 먹는 것과도 같으며, 이러한 과정에서도 우리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 즉 하느님의 말씀과 이끄심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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