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5. 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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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이
아버지와 아이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으니 삼위일체의 신비가 떠오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과 아버지 하느님이 하나라고 말씀하신 것은 어떠한 의미인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당신은 메시아입니까?


복음에서 등장하는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둘러싸며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주시오." 예수님이 메시아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애가 탄다며 예수님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미 자신이 구세주임을 이야기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특정한 상황에 대한 해답과 돌파구를 미리 정해놓을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 대상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대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기도 하지요. 우리를 구해야 하는 방식을 혼자서 정해놓고 기다린다면, 우리를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을 놓쳐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해놓은 방식이 우리를 구하지 못하는 방법일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양들의 반응


양들의 우리에 들어온 목자의 행동을 바라보며, 양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합니다. 어떤 양들은 목자가 자신에게 어떠한 말을 하는지 곰곰이 듣고 바라봅니다. 하지만 어떤 양들은 목자의 손만 바라보며, 먹이통이 들렸는지, 그리고 그 먹이통은 얼마큼 무엇으로 채워졌는지만 바라봅니다. 먹이통이 들리지 않은 목자의 손을 확인할 때면 금방 싫증을 내며 목자를 외면합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와 교류하고자 하는 양들은 진정한 목자의 양들입니다. 하지만 목자가 가져오는 먹이에만 집중하고, 먹이를 들고 오는 목자의 목소리에는 정작 관심이 없는 양들은 스스로 단순한 가축이 되는 것을 자처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손에 들린 밥그릇만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아들은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때로는 훈계하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버지와 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은 아버지인 하느님과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그 둘이 한 존재라면 왜 굳이 아버지와 아들로 구분하는 것일까'라는 의문도 함께 듭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아버지와 똑같다는 표현이 아닌 "하나"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하나"라는 표현을 통해, 무엇을 강조하고자 하셨을지를 생각해봅니다.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또 산책을 시키며 길러내는 목자를 상상해봅니다. 이 목자에게는 나이가 지긋한 아버지가 있으며, 그 목자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양들을 돌봅니다. 분명 둘은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양들을 길러내는 마음은 하나입니다. 물론 삼위일체의 신비를 세상의 비유만으로는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임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통해, 아버지와 자신이 하나임을 받아들인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따를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느끼고, 지금의 나와 같은 것을 고민했던 존재임을 알게 되면 그 사랑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하나가 된 아들은, 아버지의 선택이 당장은 이해되지 않더라도 믿고 따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 마태오복음 17장 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