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 속 예수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이 구절을 들으니 목자의 보호를 받으며,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들이 그려집니다. 우리 역시 삶이라는 초원 위에서 목자인 예수님의 보호와 안내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그러한 우리의 삶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예수님의 목소리
예수님은 자신의 양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는 예수님의 양일까?" 목자에게 길들여진 양과 야생에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목자의 양은 목자의 존재를 느끼며, 자신이 목자에 의해 보호받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자는 자신의 양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배부르게 먹이기 위해 늘 힘씁니다. 만약 양이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목자의 목소리를 개의치 않는다면, 수많은 목자의 노력은 양에게 닿지 않을 것입니다. 목자는 양을 이끌 때, 음성만을 그 도구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양치기 개를 통해서, 때로는 자신의 지팡이를 통해서, 때로는 자신의 발걸음을 통해서 양들을 인도합니다. 예수님은 삶이라는 초원에서 우리를 어떠한 방법으로 인도하고 계실까요?
양의 미래
현실의 목자에게는 양을 키우는 목적이 분명합니다. 양을 키워서 잡아먹거나, 팔아서 이윤을 남겨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 목적이지요. 그 과정에서 목자와 양은 일시적으로 형성된 공생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예수님을 따르는 양들의 관계는 달라 보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양들에게는 죽음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양들을 팔기는커녕, 그 누구도 예수님에게서 자신의 양들을 빼앗아 갈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라는 목자는 영원한 생명을 지닌 존재이기,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양들을 수단으로 삼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따르는 그 양들이, 목자인 자신과 같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하느님과 하나인 예수님은, 결국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존재가 하느님임을 알려주십니다.
양의 발걸음
양들은 무리를 지어 다니며 걸어 다닙니다. 무리에 있는 모든 양들은 스스로 발을 디디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발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무언가를 쫒거나 무언가에 쫓기면서 걸어갈 때가 많습니다. 사실 양들에게는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들에게는 포식자에게 맞설 힘과, 푸른 초원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하며, 그 능력은 모두 목자에게 있습니다. 목자의 보호와 안내가 함께할 때만이 양은 자신의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듯합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듣고 걸어가지 않는 양은, 결국에는 포식자의 울음소리와 공격에 의해 걸어 다닐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우리도 다수의 생각에 휩쓸려 그냥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무언가를 쫓거나 무언가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가야 할 길을 몰라서 방황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잠시 돌아봅니다.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 이사야서 40장 11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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