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한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9. 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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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꽃들과 나무

죽지 않고서는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그대가 뿌리는 씨는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 이 구절은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독서 전문을 읽으며, 죽음과 부활, 그리고 새로운 생명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그대가 뿌리는 씨앗


 독서에 등장하는 사도 바오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질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어떻게 죽었던 몸이 되살아날 수 있으며, 다시 살아날 것이라면 죽음이 어찌 필요하다는 것인가?'와 같은 생각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부활, 즉 다시 살아남은 죽음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바오로 사도는 씨앗을 예로 들면서, 그 이치를 쉽게 전하고자 합니다.

 

 씨앗은 싹이 트면서 본래의 형태를 잃어버립니다. 동그란 알처럼 생긴 입자에서는 뿌리가 나오고, 싹이 트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씨앗은 깨지고 망가지지만, 변화를 거쳐 씨앗은 새로운 형태의 생명인 식물로 자라나게 됩니다. 씨앗이 품고 있던 생명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며 하나의 식물로 성장했을 때 비로소 발현됩니다. 그리고 그 식물이 열매를 맺고 또 다른 씨앗을 뿌려갈 때, 생명은 영원히 지속되어 가지요. 

 

살아있다는 것


 만약 씨앗이 영원히 씨앗으로 남아있다면, 그 씨앗은 살아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씨앗의 성장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씨앗은 자라나서 더 큰 씨앗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씨앗은, 자신을 한때 품고 있었던 식물의 모습과 같은 형태로 점점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사실 아주 작은 씨앗이, 열매를 맺는 커다란 식물이 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우리가 씨앗에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나며, 잎이 생기고 열매를 맺는 변화의 과정을 직접 확인하거나 전해 듣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과정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씨앗만 봐도 어떠한 식물이 될지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첫 인간과 둘째 인간


 사도 바오로는 첫 인간, 아담을 흙으로 된 사람이라 칭합니다. 아담은 하느님의 창조를 통해, 하느님의 모습을 품고 있는 씨앗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씨앗은 세상이라는 땅에 심겨, 하늘을 향해 자라나도록 계획되어 있었지요. 만약 씨앗이 하늘에서 세상으로 전해지는 수분과 양분을 잘 흡수하였다면, 하느님의 모습, 즉 하늘에 점점 가까워지는 커다란 식물이 되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씨앗은 어느 순간, 그대로 땅에만 머물러있기를 자처합니다.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두려워하면서 씨앗으로 남아있는 것을 "살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씨앗의 상태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생명보다는 죽음에 가깝습니다. 하늘을 향해 나아가지 않고, 땅속에만 머무르는 씨앗은 점차 썩어갈 뿐입니다.

 

 둘째 인간, 혹은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로 불리는 예수님은, 생명을 주는 영으로 표현됩니다. 생명의 양식이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은, 싹 틔우기를 멈추어버린 씨앗들에게 직첩 찾아옵니다. 예수님은 그 씨앗들을 위한 거름이 되기를 자처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양분을 아낌없이 전해줍니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


 성장의 과정, 즉 나아감을 거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두려움'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알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지요. 어두컴컴한 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죽음 이후,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지를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요. 우리의 죽음, 즉 우리가 마주하는 어떠한 어려움이 새로운 탄생을 위한 과정임을 알고 있다면, 그 어려움들은 절대로 괴로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두운 길을 먼저 나아가면서 비춰주는 빛과도 같습니다. 또한 우리가 성장하며 변화될 커다란 식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구자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장차 우리가 자라며 변화될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땅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깨지고 사라져 갈 때 두려움에 휩싸일지도 모르지만, 예수님이 살아내었던 삶의 과정을 떠올린다면, 두려움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하늘에 속하다


 씨앗에서는 먼저 뿌리가 나오고, 그다음 줄기와 잎이 생겨납니다. 뿌리는 땅 속의 양분을 흡수하면서 식물을 성장하게 하고, 잎은 하늘의 빛을 통해 양분을 흡수하지요.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세상에 각자 내린 뿌리를 통해 많을 것들을 흡수하면서 자라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땅에서는 얻을 수 없는 양분들을 받아내지요.

 

 생각해보면 땅 속의 양분과 수분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온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얻는 모든 것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므로 땅의 생명 역시 하늘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생명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늘에 속한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에 속한 존재는 땅이 아닌, 하늘을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는 분명 세상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성장의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지요. 마치 식물이 햇빛을 향해 계속해서 자라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성장의 과정, 즉 나아감에 있어서 죽을 만큼 어려운 것들이 일들이 있더라도, 그것이 지나면 변화될 우리의 미래를 꿈꾸며, 그리고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그 변화가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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