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엠마오로 가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4. 20. 09:30
반응형

길

시몬에게 나타나시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입니다. 이 구절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우리에게 나타나시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단순한 기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기쁨과 감동으로 다가오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부활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 전문을 읽으며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어떻게 나타나셨는지를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예수님의 두 제자


 예수님의 제자였던 두 사람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 엠마오라는 곳으로 길을 떠납니다. 그 여정 중에 두 제자는 자신들이 겪어왔던,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했던 모든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한 나그네처럼 등장하십니다. 두 제자들은 눈이 가리어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두 제자는 자신이 생각했던, 그리고 느꼈었던 예수님을 그 나그네에게 이야기합니다. 아직까지 완전히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두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의 예정되었던 계획에 대해 다시 일러주십니다. 여정 중에 잠시 마을에서 묵기로 한 두 제자는 나그네라고 생각하는 예수님께 같이 묵기를 청합니다. 그날 함께 식사를 하며, 예수님이 빵을 떼어주자 두 제자는 그분이 예수님임을 알아차립니다.

 

나그네의 모습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삶에서 바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그러한 것들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희망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을 때, 혹은 더 이상 예수님이 느껴지지 않는 것만 같을 때, 자신만의 여정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 중에서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되뇔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잠시라도 예수님과 함께하거나, 함께하고자 했던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이유와 경험들이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한 기억들을 누군가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며 모든 일들을 곱씹을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때, 나그네의 모습으로 우리의 여정에 등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빵을 나누어주다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고 믿었던 이유 중 하나는 '빵을 나누어주셨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저마다 다른 형태로 예수님께 빵을 나누어 받습니다. 그 빵은 마음의 위로가 될 수도 있고, 기도의 응답이 될 수도 있고, 또 가르침이 될 수도 있겠지요. 삶의 어느 순간에서 예수님과의 기억을 곱씹는 이유도, 이러한 빵 나눔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아기가 엄마를 찾는 마음 안에는 배고픔도 함께 포함되어 있듯이 말이죠. 두 제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빵을 떼어주시는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잃어버린듯한 느낌으로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걸으시며, 우리가 청한다면, 또다시 빵을 떼어주십니다. 그때의 빵 나눔은 단순한 만족감이 아닌,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 루카 24장 32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