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누군가를 믿게 되는 순간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2. 6. 10:24
반응형

낚시하는 두 아이
낚시하고 있는 두 아이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살면서 누군가를 믿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는 그 대상에게 실망하고 상처받은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러한 경험이 있다면, 우리가 언제부터 그 대상을 믿기 시작했는지를 떠올려보자.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이다. 이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지시한 내용이며, 제자들의 믿음이 커지는 계기가 된 사건의 시작이기도 하다. 복음 전문을 살펴보면서 그 상황을 상상해본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자신이 경험했던 것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판단한다. 자신이 겪거나 들어보지 못했던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을 기적이라고도 표현한다. 제자들은 예수님보다 물고기를 잡은 경험이 훨씬 많다. 또한 그 제자들 중에는 직업이 어부였던 사람도 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지 못했던 그 공간에서 그들은 수많은 실패 경험을 한 상태이다. 그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한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어부일에 경험이 부족한 사람의 말을 제자들은 믿지 않는다. 그냥 스승님으로 모시는 사람이 하라니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그들의 경험과 예측을 제대로 빗나갔다.

 

믿게 되는 순간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함을 체감한 상태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 상황을 돌파한다면 어떠한 기분이 들까. 그 조언자를 선생님이라 칭하면서 신뢰하지 않겠는가. 제자들도 그러하였다. 스승님이라고 부르며 예수님을 존경하기는 하였지만, 고기 잡는 일에서는 크게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과 경험을 뛰어넘는 성공의 경험을 예수님의 조언을 통해 하게 된다. 제자들은 그 기적 같은 일로 인하여 놀라움에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커다란 힘 앞에서의 두려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는 호감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신뢰도 어느 정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나의 모든 것,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알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아마 그 사람 앞에서 두려움이 느껴질 것이다. 제자들도 그러하였으리라. 덕과 지를 배우는 지혜로운 선생님 정도로 생각한 예수님이, 세상의 일마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 압도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물고기가 아닌 사람을 낚을 것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알려준다. 제자들은 그 말에 이끌리듯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게 된다. 

 

세상의 일

 세상에는 갖고 싶고, 또 가져야만 할 것 같은 대상들이 많다. 하지만 제자들이 물고기를 밤새 잡지 못했던 것처럼, 세상을 살면서 그것들을 갖지 못할 때도 있다. 신앙의 영역은 세상의 영역과 별개라고 생각하며, 구분 지어 놓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의 일 속에서 우리는 신앙의 영역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좋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이야기에서만 믿음을 키워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신의 존재를 강력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일 수 있다. 세상의 일 속에서 어떠한 존재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뛰어넘는 체험을 하게 된 사람은 당연히 세상의 일에 목메지 않게 된다. 고지식하고 위선적인 세상에 대한 경계가 아니라, 정말로 개의치 않게 되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복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  (0) 2022.02.08
갈망, 그리고 치유  (0) 2022.02.07
지혜와 분별력  (0) 2022.02.05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0) 2022.02.04
성공에도 조건이 있을까  (0)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