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2. 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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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이

부모님을 공경하여라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말은 다양한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말의 경우 '공경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공손히 받들어 모시다.'이다. 오늘 말씀 구절을 통해서도 성경은 부모님을 공경해야 함을 가르친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부모님을 공경하는 올바른 예일까? 공경과 복종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복음 전문에 담긴 취지와 의미를 추측해본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부모님을 공경할 때

 부모님을 공경하기 쉬울 때가 있다. 바로 부모님이 자신에게 맞춰줄 때이다. 내 입맛대로 잘해주실 때는 공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온다. 하지만 듣기 싫은 잔소리나, 나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그 공경함은 쉽게 사라진다. 간섭하는 잔소리들에 반감이 생기며, 끝내 부모님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 잡는다. 그때부터는 공경이 아닌 공격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진정한 공경이 아닐 것이다. 

무늬만 공경

 오늘 복음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규칙들을 철저히 지키는 바리사이들이 등장한다. 규칙을 지키는 마음에는 그 정신이 자리 잡혀 있지 않고 행동만 남았다. 이를 비판하는 예수님은, 그들을 위선자라 표현한다. 또한, 입술로만 공경을 말하고, 마음은 멀리 떠나 있음을 확인시킨다. 

 

 부모님에 대한 공경도 이와 같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할 도리이기에 공경을 한다. 하지만 그 공경에는 하나의 관습만 남아있고, 그들을 향한 마음은 사라진 경우가 많다. 차라리 겉으로의 공경이 없었다면, 부모님을 미워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긴 쉽다. 하지만 무늬만 남은 공경은 자신의 공허한 마음도 덮어버린다.

몸속 핏줄처럼

 우리 몸속에 흐르는 핏줄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는 사랑이 흐르도록 만들어졌다. 그 사랑은 서로에게 흘러가며 활력을 부여하게 되어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을 막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야 한다. 공경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공경하지 못하는 이유를 바라보아야 한다. 피가 흐르지 못하게 방해하는 매듭을 찾았다면 하나씩 풀어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매듭 

 지금 눈앞의 부모님이 부족해 보이는가. 혹은 부모님이 부당해 보이는가. 아니면 과거에 나에게 준 상처들로 부모님이 많이 미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공경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겉으로 그들의 의견에 맞추고, 또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내 마음속에서도 공경이 가능한가.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공경이라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복음에서 '공경하라'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아니다. 복음 첫 부분의 바리사이를 적나라하게 비판하시면서, 확실하게 전하지 않았는가. 

 부모님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하느님이 아니란 이야기이다. 따라서 그들도 당연히 부족하고 모자라다. 그러기에 실수를 하고 죄도 짓는다. 따라서 부모님에게 완전하고 완벽한 내리사랑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사람은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부모님에게 복종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항상 옳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핑계로, 그들에게 흘러야 할 사랑을 막아버리지는 말자.

복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복음 속 예수님은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을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는 것"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복음을 반복해서 자세히 읽어보면, "하느님을 핑계로 부모님께 소홀히 하는 것"을 나무라고 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섬긴다고 말하면서, 부모님을 사랑하지 못하는 모습을 짚어주고 계신다. '공경하다', '공손히 받들어 모시다"라는 말속에는, 의무와 책임이 아닌 사랑이 담겨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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