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들것을 들고 일어나 걷는 것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3. 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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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것
들것 위에 누워있는 사람

건강하게 되었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에서 예수님은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간절히 바라는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오랫동안 아파왔던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은 기적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당시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전해주는지, 복음 전문을 살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건강해지고 싶으냐?


 복음 속 예수님은 서른여덟 해나 앓아온 사람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예수님은 이처럼 아픈 사람을 놀린다고 생각할 만큼 당연한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러한 질문은 또 다른 생각도 들게 합니다. "우리는 건강해지고 싶어 하는가?" 때로는 건강해지는 방법과 길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던 건강이, 저 멀리 떠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아픈 이에게 물었던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던져봅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무언가를 얻는 방법


 아픈 사람은 누구보다도 건강을 간절히 원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을 얻기 위해, 그것을 이미 지녔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관찰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그 대상을 얻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방법을 통해 갖게 되었는지를 생각합니다. 그러곤 그렇게 발견한 그 방법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복음 속 환자들은 어떤 연못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습니다. 연못에 들어가면 아픈 곳이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모두가 그 연못에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도 스스로 연못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환자에게 일어나 들것을 들고 걸으라고 이야기합니다.

 

들것을 든다는 것


 몸져누운 사람이 예수님의 말 한마디에 들것을 들고 걸어간다? 이는 언제 일어나도 정말 황당한 상황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기적은 우리에게도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자극적이고 놀라운 일이 되기를 바라고 행하신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들것"을 들고일어나 걷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들것


 그 환자에게 들것이란, 남들이 자신을 끌어줄 수 있는 도구이자, 건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 환자에게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몸뚱이보다, 그 들것이 더 소중하게 생각되었겠지요. 살면서 우리는 우리를 건강하게 해 줄, 다시 말해 행복하게 해 줄 무언가를 옆에 지니고자 합니다. 자신을 행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언가, 그것이 바로 '들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어렵게 구한 들것 하나를 옆에 끼고, 정작 한 자리에서 40여 년간 아니 평생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진심으로 물어봅니다. "행복해지고 싶으냐?" 

 

연못에 가더라도


 사람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연못이 있는 듯합니다. 그곳에 몸을 담그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러한 연못 말입니다. 자신은 점점 힘이 빠지고, 남들은 나보다 먼저 그 연못에 들어가는 것만 같습니다. 남들과 비교되는 자신의 삶이 더 처량하게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눌러앉기 전에, 우리는 자신에게 질문해보아야 합니다. '나는 정말 나의 행복을 바라는가?' 그리고, '그 연못에 몸을 담근 이들은 모두 행복해졌을까?' 행복은 특정한 무언가로 인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들것이라는 조건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들것을 들고 걸어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스스로 일어난 사람은 행복해집니다. 그렇게 일어난 사람에게 들것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유일한 도구가 아닌, 하느님이 마련해 준 하나의 선물이 됩니다. 안식일에 들것을 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하던 유다인들은 그 들것을 "일"의 도구로만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건강해진 사람에게는 그 들것이 기쁨의 상징이며, 하느님에게 받은 선물이었습니다.

 

 

먹고 살 돈과 재산을 하느님께 몫으로 받은 사람은 누구나 그것을 하느님의 선물로 알아 수고한 보람으로 즐길 일이다.

- 전도서 5장 18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