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새 하늘과 새 땅, 이상과 현실의 균형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3. 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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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날아가는 비둘기

하느님이 창조하는 것


 오늘 성경 말씀 구절에는 이런 말씀이 등장합니다.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창조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독서 전문을 읽으며, 오늘 말씀 구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독서 속 하느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우리가 죽어서만 갈 수 있는 천국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곳에 가면 예전의 것들은 기억되지 않고, 떠오르지도 않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어찌 보면, 새로운 세상은 인류가 그토록 찾아 해 메던 이상적인 세계(유토피아)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창조하시는 것은 이상 속의 천국만이 아닙니다. 현실의 매 순간 역시 하느님께서 창조하고 계시지요.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하늘과 땅 역시, 매 순간 창조되고 있습니다. 

환상에 대한 주의


 우리는 이상을 꿈꾸며 현실을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환상은 현실을 망가뜨리기에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잘못된 상상으로 인해, 현실 속 자신을 외면해버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외면은 우리 삶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잘못된 미래에 대한 환상은 누군가의 현실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기도 합니다.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 것


 독서 전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새 하늘과 새 땅의 존재를 알려주시는 이유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것은 바로, 현실의 삶을 기쁘고 즐겁게 해 주시기 위함입니다. 새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초기화되니,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직 새로운 세상만이 의미 있는 곳이니,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견뎌내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를 지우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상을 더욱 강조하며 현실과의 괴리감을 늘려주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은, 충실한 현실 속의 삶을 완성시켜주기 위함입니다.

 

이상과 현실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모든 것에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이상과 현실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이상과 현실의 날개의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의 날개만 발달하게 되면, 결국에는 땅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어느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은 현실을 향해, 현실은 이상을 향해,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상과 현실 모두 하느님이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대로 즐겁고 기쁘게 살아갑시다.

제 명을 채운다는 것


 독서에서는 새로운 세상에서는 제 명보다 일찍 죽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 명을 채운다는 것은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100년의 삶을 살면 그 사람의 명을 다 채운 것일까요? 그 기간은 절대적인 숫자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단 하루를 살아도, 자신의 삶에서 겪어야 할 것을 다 거쳤다면, 그 사람은 제 명을 다 산 것일 것입니다. 반대로 100년을 살아도 단 한순간도 자신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제 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겠지요. 하느님께서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죽을 날만을 고대하며, 그 세상만 바라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희망을 계기로 현실에서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해주시는 것이지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이동은 어찌 보면, 우리의 마음 안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삿날의 짜장면


 친구들과 함께 이사를 하던 날이 생각납니다. 이삿짐을 계단으로 하나씩 옮기는 일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친구 일이지만 힘이 들다 보니 분명 짜증도 났습니다. 그때 이사를 부탁한 친구가 말합니다. "끝나고 맛있는 짜장면 쏠게!" 그 말에 친구들은 "좋지!"라며 신나게 짐을 나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짐을 나르는 행위가 조금은 즐거워졌습니다. 친구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며, 운동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짐을 날랐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난 후 먹는 짜장면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즐거움과 기쁨


 하느님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과 기쁨은 사후세계에서만 약속된 것이 아니지요. 하느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창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두발은 그 세상 위에 있습니다. 현실의 삶은 죽음 이후의 삶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아닙니다. 새로운 세상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약속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지금 살아가는 삶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시도해가며 하느님을 느껴가고 알아가야 한다는 사실, 아무리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 당장은 전부인 것 같아 보이는 것들에 얽매일 필요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를 현실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느님의 약속은 이상, 혹은 현실에만 치우쳐진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있도록 몰입시켜줍니다. 이처럼 새로운 세상은 현실 가운데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통해 자라납니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 루카 17장 21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