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무언가를 풀이하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0. 21. 09:41
반응형

실

무언가를 풀이하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땅과 하늘의 징조는 무엇이며, 그 징조와 이 시대를 풀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원인과 결과


 복음에서 예수님은 땅과 하늘의 징조를 보며 날씨를 예상하고 풀이할 줄은 알면서, 정작 옳은 방향의 길은 스스로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하십니다. 우리가 어떠한 현상을 보고, 그 결과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특정한 결과에는 특정한 원인이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일 것입니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문득 아인슈타인이라는 과학자가 이야기했다고 전해지는 하나의 표현이 떠오릅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 어쩌면 이 과학자는 원인과 결과라고 부르는 "진리"를 과학이라는 영역에서 미리 맛보았던 것 같습니다. 

 

연결된 실


 우리가  흔히 원인과 결과라고 부르는 두 대상은 하나의 실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 실이 심하게 엉키고 꼬여있다면, 그 둘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이 엉키고 꼬였을지라도, 그 둘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요.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향한 우리의 마음이 엉키고 꼬여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마음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많은 것들을 추측합니다. 사회 현상과 날씨, 경제의 흐름과 지구의 환경, 그리고 인간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현상들을 각자의 판단에 따라 추측하며 살아가지요. 오늘 날씨가 흐릴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집에 나갈 때 우산을 챙깁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으로 날씨에 대한 추측이 어려울 때에는 일기 예보를 참고하며, 앞으로의 선택에 그 정보를 반영하지요. 마치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가듯"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를 "풀이"하면서 말입니다.

 

실을 풀어나가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러한 인과관계를 선택적으로만 적용할 때가 많습니다. 실로 연결되어있지도 않은 두 대상을 동시에 집으면서, 마치 두 대상이 연결된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지요. 때로는 자신이 심지도 않은 씨앗의 열매를 바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 회피를 바라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선택으로 발생할 실제 결과는 무시한 채, 자신이 원하는 결과만을 꿈꾸며 선택을 이어나가기도 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는 있지도 않는 결과를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말이지요.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올바른 길, 즉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 선택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과,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일치하는 상황을 의미할 것입니다. 올바른 선택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기쁨과 평화를 느끼며,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올바른 선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도록 허락하십니다. 

 

올바른 선택, 그리고 행복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삶에서 "행복한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올바른 선택"을 한 순간이 그리 많지 않았음을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치우쳐진 시각과, 편협된 사고방식, 그리고 원인과 결과를 무시한 환상은 올바른 선택을 어렵게 만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과정을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올바른 길에 대한 풀이와 판단, 그리고 선택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십니다. 풀이의 과정을 생략하고 판단만 하는 것도, 책임을 회피하고 선택만 하는 것도 올바른 방향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답만을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닌, 풀이의 과정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 역시 풀어내려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즉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은 "하느님", 즉 "생명"을 가리키는 답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모든 것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하느님의 모습인 진정한 생명을 마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부당함과 억울함은 올바르지 않은 "선택"과 타인에게 전가된 "책임"에서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선택한 잘못된 길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이 지게 되는 것은 인과관계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실제로 그러한 일들을 마주할 때면, 많은 의구심들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며, 뒤틀려지고 어지럽혀진 선택과 책임에 대한 질서는 결국, 재판관에 의해 철저하게 잡힐 것이라고 말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택은 그에 해당하는 열매들이 정해져 있으며, 우리는 그 열매를 보고 선택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선택이 올바른 길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앞에 놓인 길들의 진실을 올바르게 풀이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지혜와 이끄심을 간구해봅니다.

 

 

채널 친구 추가 버튼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

 

'복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에서 풀려나다  (0) 2022.10.24
하느님처럼 되다  (0) 2022.10.22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0) 2022.10.20
마음속 집을 가꾸다  (0) 2022.10.19
수확할 밭의 일꾼을 청하다  (0) 202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