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배고픔에서 우리를 구해주는 하느님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4. 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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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감사기도와 나눔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입니다. 익히 들어왔던 이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하시는 것일까요? 감사를 드리는 것과 나누어 주시는 것, 예수님이 행하셨던 행동 하나하나를,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분명한 현실, 식량난


 예수님을 따르는 일행에는 군중이라 기록될 만큼 많은 이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병자들을 치유하는 기적을 본 후로,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따르면서 얼마나 부푼 마음을 지녔을지를 상상해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각자의 이상적인 것을 꿈꾸며, 그 여정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마주해야 하는 분명한 현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식량난'이었지요.  

 

필립보를 시험하다


 예수님은 군중을 바라보며, "저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살 수 있겠느냐?"라고 물으십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의도는 근심과 걱정이 아닌, 제자들에 대한 시험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보여줄 기적을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삶의 처절한 현실 속에서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괴로웠던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과, 해방감을 느낀 경험으로 예수님을 따랐지만, 온갖 결핍이 도사리는 현실을 마주할 때면, 수많은 근심과 걱정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긁어 모아도 택도 없어 보이는 현실에서는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복음 속 제자들처럼 반응할 때가 많습니다. 

 

자리를 잡게 하다


 예수님은 그때, 군중을 자리 잡게 합니다. 그러고는 현재 지닌 식량만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식량들을 나누니, 모두 배부르게 먹고 나서도 그 전보다 더 많아지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우리가 가진 것, 즉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미 허락해주신 것을 간과할 때가 많습니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혹은 자신만의 아집과 고집으로 인해, 지금 내가 가진 것을 바라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한, 우리는 하느님을 통해 무언가를 계속 받고 있습니다. 감사 기도는 헛된 이상을 품으며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사의 기도는 진실된 현실, 즉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주시고, 또 길러주신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일깨워주는 과정입니다. 

 

표징에만 집착하다


 군중은 예수님이 일으키신 기적, 즉 표징을 통해서만 예수님의 존재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표징에만 집착하다가 보면 예수님과의 교류가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생일날, 우리를 축하해주는 지인들이 가지고 오는 선물에만 집착한다면 어떨지를 상상해봅니다. 그들이 가지고 온 물질적인 것에만 신경을 쏟다 보면 그 사람과의 진정한 교류는 어려워집니다. 물론 겉으로는 더욱 친밀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내면의 교류와는 오히려 멀어질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과의 관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용돈으로만 정의될 수 없듯, 예수님의 사랑도 표징으로만 정의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사실 하나는 분명해 보입니다. 아버지,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를 절대 굶어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지요. 

 

 

 

그들의 굶주림을 보시고 하늘에서 양식을 내리셨고 그들의 목마름을 보시고 바위에서 물을 터뜨리셨습니다.
- 느헤미야 9장 1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