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를 걸어오시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입니다. 누군가가 호수 위를 걸어서 오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그 사람이 평소에 잘 알고 있던 가족일지라도, 그 광경은 여전히 놀랍고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당시 그러한 예수님을 바라본 제자들이 두려움을 느낀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제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생각하지 못한 상황
복음 속 제자들은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예수님과 함께한 세월이 있었지만, 물 위를 걷는다는 사실은, 함께한 세월이 무색해질 정도로 예수님을 낯설게 만들어 버립니다. 어쩌면 두려움이란, 우리가 생각했던 방식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하나의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에게 물 위를 걷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심지어 기술이 발전되지 않은 당시에는 더더욱 그러하지요. 이처럼 상식선을 벗어난 상황들로 혼란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들이 항상 상식선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지요. 그렇게 두려움에 떨며 방황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면서도, 왜 그렇게 요란하게 등장하신 것일까요? 단순히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서였을까요? 아마 예수님은 제자들이 나중에 자신의 부활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것을 미리 아셨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행한 수많은 기적들과, 앞으로 행할 수많은 기적들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 앞에서 하느님에 대한 경이로움보다, 두려움이 앞설 것을 아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하기에 그러한 상황에서 미리 훈련을 시켜주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의 일상으로 예수님이 다가오실 때, 가끔은 우리의 상식선 밖으로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그것도 요란한 바람과 파도와 함께 말이지요. 우리는 그러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나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해주시며,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보다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배 안으로 모시다
예수님의 목소리에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안으로 모시기로 결정합니다. 누군가를 자신의 배에 태운다는 것은 자신의 안위와, 생명을 맡기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삶이라는 항해에서 우리는 자신의 누군가를 태운다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모신 배는 다릅니다. 예수님을 모신 배는 바람과 파도를 만나더라도, 절대 침몰하지 않습니다. 위협적인 환경에 처하여도 예수님의 배는 무사히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의 배에 다가오는 예수님을 알아차리고, 또 모실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하느님께 청해봅니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 주님의 말씀이 환시 중에 아브람에게 내렸다.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
- 창세기 15장 1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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