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느냐
오늘 복음 말씀 구절 속 예수님은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이 구절을 듣고 사랑에 대해, 그리고 그 표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사랑의 고백과 사랑의 표현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사랑의 확인
흔히 연인 사이에서 사랑을 확인하려고 서로에게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큼 자신을 사랑하는지, 그러고 그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확인하고는 하지요. 오늘 복음 속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그러한 사랑의 확인을 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 확인에는 조금은 특별한 무언가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외면하고 떠나버렸던 제자들에게 다시 사랑에 대해 묻습니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그러고 부활 앞에서도 늘 두려워하기만 했던 그 제자들에게 무언가를 심어주기 위하여, 사랑을 확인하신 듯합니다.
사랑은 화해를 통해
예수님을 외면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만큼이나 죄책감도 컸을 것입니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불편함이 되어, 다시 돌아온 예수님과의 시간을 만끽할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에게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주십니다. 아침을 차려주고, 음식을 나누면서 그들을 그렇게 화해합니다. 화해 이후에는 예수님의 질문을 통해, 자신들의 사랑이 가짜가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을 같습니다. 단지 그들은 서툴렀고 조급했고 나약했을 뿐임을 확인해주십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다져지고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양들을 돌보아라
사랑을 확인하는 질문에, 그러고 예수님을 사랑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둘 수 있냐는 질문에, 베드로는 사랑의 고백으로 답합니다. 그러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자신의 양들을 돌보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뒤이어 베드로의 죽음을 예고하시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고 나서 "나를 따르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대목에서 생각이 많아집니다. 베드로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것일까요? 사랑의 증명을 목숨으로 내놓으라고 하시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모든 제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증거로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것인가요?.
사랑의 고백을 지키다
생각해보면 베드로도 예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고백을 했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도 하였고, 또 예수님을 따라 죽겠다는 각오도 다짐했었지요. 하지만 베드로에게는 그러한 사랑 고백을 지킬 힘과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고백을 지키지 못한 베드로가 예수님을 전혀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예수님을 사랑하는 베드로의 마음에는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고백이 항상 마음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예수님과의 완전한 사랑을 가로막았을 테지요. 예수님은 이를 아시고, 베드로에게 자신이 했던 사랑 고백을 지금에서나마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죽음이 가능해야 한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과거에 스스로 고백했던 사랑의 증표를 이룰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도록 도와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에 맞게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듯합니다.
베드로가 다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 마태오복음 26장 35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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