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으로 몰고 가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에서는 "예수님을 벼랑까지 끌고 가 떨어뜨리려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벼랑으로 몰아세워 떨어뜨리려는 모습은, 세상 속에서도, 그리고 사람들의 내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인 듯합니다. 도대체 어떠한 이들이 예수님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예수님은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복음 전문을 살펴보며 생각해봅니다.
복음 전문
화가 난 사람들
복음 속 예수님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은 예수님한테 매우 화가 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회당에서 예수님의 비유를 듣고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화가 난 사람들은 정당하게 그 비유에 대해 반론하는 것이 아닌, 비겁한 방법으로 예수님을 해하려 합니다. 자신들이 해당되는 집단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치유받았다는 비유 때문이었을까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비겁하게라도 그 상대를 해하고 싶었던 경험을 떠올려봅니다.
화를 비겁하게 풀고자 했을 때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급격하게 화가 났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분노 표출을 조금은 비겁하게 하고자 했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치부를 건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러하였습니다. 상대가 지적한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늘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을 때 더욱 비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비겁한 마음이 상대를 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커져갔고, 결국에는 티 나지 않는 방법으로 상대를 공격하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수님의 대처
예수님은 분노에 휩싸여 자신을 해하려는 군중을 일일이 상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몰아가는 방향으로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군중들 가운데로 가로질러 그곳을 떠납니다. 만약 자신의 입장이 정당하고 옳다고 믿는다면, 당당하게 정면 돌파하는 선택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의 몰아가기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의 비난이 아닌, 자신의 갈길에 집중하는 것이 해결책이 되기도 합니다.
내면의 소용돌이
살아가다 보면, 복음 속 군중들처럼 타인의 공격과 비난이 쇄도할 때도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다양한 비난과 공격들이 소용돌이칠 때도 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를 빌려 스스로에게 던져지는 여러 비난의 화살들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아니, 그 목소리가 몰아가는 방향을 자신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정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행복을 향한 길이지요. 우리를 비난 거나 조롱하는 목소리는 우리를 벼랑으로 내몹니다. 행복은 벼랑 끝에 있지 않습니다.
비난을 수단으로
예수님은 군중들 사이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한테 보이는 것이라고는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군중뿐이었겠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군중이 자신을 몰아가는 방향이 아닌 그 반대 방향, 즉 군중의 가운데를 향하여 걸어감으로 그곳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탈출 방법을 바라보며 이러한 생각을 해봅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듯한 여러 비난과 걱정들이, 행복을 향한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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