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인간의 열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3. 20. 19:02
반응형

열매
열매

회개하지 않으면

 오늘 복음 말씀 구절에서는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언뜻 보면 이 말씀 구절은 굉장히 위협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것 자체가 복음의 취지는 아닐 테지요. 복음 전문을 읽으며, 오늘의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나쁜 짓 하면 벌을 받는다?

 복음에는 죄로 인한 벌을 받아서, 변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러한 사례를 바라보며, 그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큰 죄를 지어서 그러한 일을 당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흔히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더 큰 죄를 지을수록, 더 큰 벌을 받는다는 막연한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멸망이라면

 만약 어떠한 죄로 인해 받는 벌의 결말이, 결국에는 멸망이라면, 그 벌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멸망이란,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멸망에는 그러하냐 그러하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크거나 작다는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가치대로 살지 못한다면

 복음 후반에 등장하는 비유는, 우리에게 멸망하는 기준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해주는 듯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주인에 의해 잘리게 됩니다. 나무에게 잘린다는 것은 죽음, 즉 멸망을 의미하지요. 이 비유를 통해 인간의 열매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봅니다. 열매는 나무가 맺는 생명의 결과물이자, 또 다른 생명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연속성을 지닌 씨앗이기도 합니다. 인간에게는 이러한 열매가 무엇일까요?

 

인간의 열매

 인간의 삶에서 열매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봅니다. 흔히 자신의 죽음이 다가왔을 때, 어떠한 열매를 맺고 싶은지를 상상해봅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아쉬움과 후회가 많이 남지 않을 열매, 죽음이라는 문턱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나아갈 때도 두려움이 적어지는 그러한 열매가 있을까요? 자신의 삶의 결과물이 이것이어서 만족스럽고, 또 자신이 사랑하는 후대에게도 씨앗이 되어 전해지기를 바라는 우리의 열매는 무엇일까요.

 

행복이라는 열매와 씨앗

 인간의 열매는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기 위한 활동이며, 그 열매를 맺은 사람의 삶은 그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어찌 보면 행복은 인간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 생명은 갈 곳을 잃고 멸망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멸망을 들먹이며 우리를 협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멸망이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닌,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지 못하는 생명이 향할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시고 계십니다. 만약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리고 행복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가 지금 향하는 길이 어디인지를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멸망하지 않으려면

 복음에서는 멸망하지 않으려면 회개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모든 생명은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인간에게는 그 가치가 행복이겠지요. 만약 누군가가 행복하지 않은 삶(편안한 삶과는 구분되어야 합니다.)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존재의 방향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러니 행복의 길로 다시 돌아오는 선택, 즉 회개가 필요한 상태인 것이지요. 우리는 행복하게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배경과 환경과 관계없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늘 행복을 향해 걸어가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행복을 향해 걸어가는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실현해야 합니다. 참 행복을 향해 살아가며,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자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