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사람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의로운 사람이란 무엇이며, 또 어떠한 요셉의 모습과 행동이 그를 의로운 사람으로 만들었는지를, 복음 전문을 읽어보며 생각해봅니다.
복음 전문
약혼자의 임신
성모님이 예수님을 잉태한 일은 축복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당시 마리아의 약혼자였던 요셉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결혼을 앞둔 자신의 약혼자가,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은,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일 테니까요.
요셉의 행동
요셉은 그런 당황스럽고 힘든 상황 속에서 흔하지 않은 선택을 합니다. 요셉은 약혼자의 임신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몰래 파혼하기로 작정합니다. 성경에서는 이를 "의롭다"라고 기록하고 있지요. 자신의 아이가 아닌 약혼자의 임신은 많은 것들을 위협합니다. 자신의 자존심을 위협하고, 배우자에 대한 신뢰를 위협합니다. 또한, 배우자의 미래를 위협하고 뱃속에 있는 아이 또한 위협합니다. 이러한 모든 위협은, 자신이 살아온 세상의 이치마저 뿌리째 뒤흔드는 것 같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요셉은 그 흔들림에도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고, 상대방도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또 다른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선택합니다.
마음을 굳히다
하느님의 천사는 요셉이 의로운 선택을 향한 마음을 굳혔을 때 나타납니다. 의로운 행동을 했을 때가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바칠 때도 비슷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천사는 어떠한 선택을 다 하고 나서가 아닌, 마음을 굳게 먹었을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마음을 굳게 먹는다는 것은, 이미 그렇게 행동한 것과도 같기 때문은 아닐까요. 때로는 우리의 확고한 선택이 올바른 길을 걷는 과정의 첫걸음이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의롭다"라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며,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꿈에서 만난 천사의 말을 듣고 요셉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갑니다. 무엇이 자신과 약혼자를 살리는지를 먼저 고민했던 요셉은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했기에, 꿈에서 자신의 선택과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신 하느님의 뜻을 또다시 따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결정한 선택 자체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중요시하였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의 가정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요셉 자신이 아닌, 하느님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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