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영적인 복을 받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0. 13. 17:28
반응형

선물
선물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이 구절을 통해 예수님 안에서 받게 된 우리의 영적인 복을 떠올려봅니다. 독서 전문을 읽으며, 우리가 받은 영적인 복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은총과 평화, 그리고 영적인 복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하느님과 예수님에게서 오는 은총과 평화를 빌어줍니다. 더불어, 예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내리신 영적인 복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요. 영적인 복은, 예수님의 선택과 하느님의 계획을 통해,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미리 준비되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러한 설명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여본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과 평화 외에도, 우리에게는 이미 주어진 온갖 영적인 복들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과정 역시, 예수님을 통해 미리 마련되었다는 이야기도 쉽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하느님에게서 창조된 존재들이 하느님의 품을 찾아 돌아갈 수 있는 여정이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봅니다.

이미 주어진 것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온갖 영적인 복들은 무엇일까요? 영적인 복을 되뇌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해가 뜨고 같은 계절이 반복되는 이 일상 속에서도, 어떤 날은 기쁨을 느끼고, 어떤 날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었지요. 배고픔과 배부름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포만감"이라는 육체적인 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깨달음"과 "깨우침"이라는 영적인 만족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애초에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는 상태이거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더 깨달을 것이 없는 상태였다면, 반복되는 이 삶이 과연 풍족해질 수 있었을까를 상상해봅니다.

 하느님은 부족함을 모르는 풍족함보다, 채워짐을 경험하는 나아감이 더 기쁘다는 사실을 아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영적인 복은, 이러한 채워감과 나아감을 이루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을 창조하기 전, 사람들의 삶을 계획하던 하느님은 어떠한 마음이셨을지 상상해봅니다. 완벽한 세상에서 같은 상태로 계속 살아가는 것보다, 세상에서 뛰놀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기쁨과, 많을 것을 알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을 계획하시지는 않으셨을까요?

아버지를 닮아가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살아가면서,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통해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그들의 사랑을 조금씩 깨달아가지요. 어쩌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온갖 영적인 복을 마련해주시면서, 우리 안에서 아버지인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조금씩 깨달아가며 살아가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어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존재는 배고파도 생각나고, 배불러도 생각납니다. 일상의 모든 일들은 사랑하는 존재를 가리키며, 그 일들을 통해 사랑하는 존재를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은 커다란 행복이지요. 우리 안에 담긴 영적인 복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를 떠올리며 그 대상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쁨과 행복, 즉 하느님의 흔적과 자취를 찾는 일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영적인 복이라는 다양한 감각들로 가능해집니다.

만물이 한데 모이다


 바오로 사도는 때가 되면 세상의 만물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한데 모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만물들이, 자신의 기원과 근원을 알아가고, 자신의 존재와 그 이유를 찾아가며, 결국 자신을 만들어내고 함께하여준 하느님을 깨닫는 과정은, 궁극적이고도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떠오르게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님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그 사람의 마음속 한편에는 그 부모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머물러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그들을 향한 감사와 사랑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찰과도 연결된 것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깨달음을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우리의 움직임도 그러합니다. 자신의 존재가 비롯된 곳,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향하는 곳을 알 때, 우리는 기쁨과 평화를 얻습니다. 자신의 생명이 어디서부터 왔으며, 어디에서 흘러나오는지를 아는 존재에게는, 항상 그 생명이 가득 차 있을 테니 말이지요.

 세상 창조 이전부터 우리의 마음속에 마련해주신 '영적인 복'을 도구로 삼아, 하느님을 향한 여정을 이어 나가 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배고픔과 배부름에서 모두 하느님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영적인 복"일 것입니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태도", "진실을 추구하는 마음", "진정한 사랑에 대한 끌림", "깨달음과 깨우침", "용서와 반성" 등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오직 우리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하느님의 영적인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선물 안에는 선물을 주신 우리의 아버지가 사는 곳을 알려주는 지도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채널 친구 추가 버튼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

 

'복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희가 해야 할 말  (0) 2022.10.17
우리의 육신은 죽일지라도  (1) 2022.10.14
성령을 따라가다  (2) 2022.10.12
모든 것이 깨끗해지는 법  (0) 2022.10.11
표징을 요구하다  (0) 202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