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나의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갖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가지고 계시다고 이야기하시지요. 예수님께서 이야기하시는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어떠한 것들을 이야기하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감당하지 못하는 때
예수님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이 많지만, 우리는 아직 그것들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식, 힘, 재산, 그리고 재능은 언제나 우리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습니다. 커다란 힘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에게 주어질 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큰 문제가 되는지를 지켜보아왔습니다.
무엇이든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미리, 혹은 한 번에 취하게 되면 탈이 납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때에 맞추어 적절히 전해주십니다. 예수님은 말씀과 진리의 영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십니다. 충분한 경험과 인지, 그리고 훈련이 바탕이 되어, 그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 알맞은 때에 말이지요.
전해줄 모든 것
적절한 때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줄 모든 것들은, 전부 하느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하느님께 기도하며 청하고는 합니다. 누군가는 평화를, 누군가는 용기를, 누군가는 행복을, 또 누군가는 치유를 청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기도를 통해 청한 그 무언가가, 마법처럼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 기도의 응답은 가장 적절할 때, 그리고 우리가 기도한 대상에 대한 참뜻을 알고, 또 감당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듯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에게서 온 모든 것들을, 점차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십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평화와 용기, 힘과 행복, 그리고 생명을 모두 전해주고자 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면, 하느님의 판단 또한 믿어야 합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물려받은 아버지의 재산이, 때로는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재산을 잘 관리하고 키워나갈 수 있을 때, 예수님은 성령과 함께 우리에게 그 재산을 전해주실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
이러한 관점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예수님께 받을 양식을 소화시킬 능력을 점점 키워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빵을 충분히 씹고 소화시킨다면, 또 다른 빵이 우리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어머니는 갓난아기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지만, 빨리 자라야 한다며 과하게 먹을 것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아기가 먹고 싶어 하지만, 소화할 수 없는 음식을 무작정 가져다주지도 않지요. 자신의 소화능력과, 하느님의 계획을 무시한 채, 자신의 그릇 안에 있는 음식을 외면하고, 다른 음식들만 탐한다면,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갑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빵에 집중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나에게 전해주고자 하시는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통증과 어려움, 불안과 두려움, 마찰과 고뇌는 모두, 지금 나에게 주어진 빵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리는 그 빵에 집중하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꼭꼭 씹다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양분을 조금씩 섭취해간다면, 언젠가는 예수님이 주고자 하신, 하느님의 모든 것들을 탈없이 받아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 마태오복음 26장 26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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