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시는 예수님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4. 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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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을 풀다
자유로워지다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오늘 복음 말씀 구절 속 예수님은 유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계획한 일을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행동을 멈추고 돌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 이스카리옷에게 간접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주의를 주십니다. 복음 전문을 읽어보며, 당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를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유다의 계획, 그리고 선택


 예수님의 제자였던 유다 이스카리옷은, 이미 에수님을 팔아넘길 계획을 세운 상태였습니다. 그가 들고 있던 돈주머니는 그 계획을 실행하는 대가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마음을 굳게 먹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 행동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미 그 행동을 시행한 것처럼, 그러기로 작정한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유다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눈물로 호소하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마음을 그렇게 먹은 유다를 알았기 때문일까요? 예수님은 마지막까지 유다의 선택을 억지로 파괴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표현법


 그렇다고 예수님은 우리를 그냥 방치하시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조심스럽게,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십니다. 그날의 예수님도 만찬 중, 여기 누군가가 자신을 팔아넘길 것이며, 그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정확히 표현하여 주십니다. 예수님은 곧 자신이 떠나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제자들과 함께 있는 동안,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다의 회개에 힘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른 제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 유다의 선택을 저지했다면, 유다에게 회개의 기회는 없어질 것입니다. 만약 유다가 자신을 팔아넘길 것을 알고도 넌지시 타일러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더라면, 그리고 눈물로 자신의 오판을 뉘우쳤다면, 유다의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


 세상에는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만찬에서 있었던 유다와 베드로의 이야기를 바라보며,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유다는 자신이 계획한 선택의 "대가"가 그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섣불리 내뱉은 "말"이, 그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두 제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대가를 받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대한 대가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어떠한 행위의 대가를 받는 것이 힘이 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족쇄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가를 받고 나면 마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 마냥, 결정을 번복하기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이 더욱 자유롭지 못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일까요?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넘기는 조건으로 이미 대가를 지불받았습니다. 그러했기에 자신이 망설여지는 그 선택에 대해 충분히 성찰하고, 또 정정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겨버린 것 같습니다. 어떠한 대가를 받고 나서 우리는,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지불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자유를 버리는 대가는, 그것이 무엇이라도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부터 앞서다


 베드로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겠다며, 확신에 찬 말을 예수님께 내뱉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베드로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베드로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았더라면, 마음은 그러고 싶으나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을 알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을 충분히 알지 못하여 내뱉은 말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과 '지금 우리의 상태'를 구별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바라보지 않고, 완벽한 이상을 현실로 규정해버릴 때, 결국 자신이 겪게 될 괴로움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기에, 베드로의 진짜 모습, 그리고 현실을 일러주십니다.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하고 대답하셨다.

- 마태오복음 26장 2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