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참되고 의로우신 심판?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1. 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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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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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되고 의로우신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그분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우시다." 참되고 의롭다는 것은 무엇일지,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큰 능력을 지닌 천사


 오늘 독서에서는 환상이나 영화 속에서만 펼쳐질 법한 장면들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 장면들 속에서는, 큰 권한과 능력을 지닌 천사들이 나타나서 바빌론의 멸망을 외치고 있지요. 바빌론의 파멸과 무너짐만을 바라본다면 분명, 공포스럽고도 폭력적인 광경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천사'는 어찌하여 이렇게 폭력적인(?) 멸망을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요? 독서에서는 바빌론이 마귀들의 소굴이 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바빌론은 창조된 본래의 모습을 잃고 타락하여, 있지 말아야 할 것들을 품고 있는 그런 도시가 되어버린 상태였던 것이지요.

 

올바른 주인


 우리는 흔히 정돈되지 않고 지저분해진 주거 공간을 보면서, "돼지우리", 혹은 "귀신이 사는 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표현을 통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에는 사람과 함께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야 할 곳에 온갖 짐승과 벌레들이 난무한다면, 그곳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만약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준 우리의 보금자리를 관리하지 못하여, 짐승의 소굴 혹은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린다면, 부모님은 굉장히 안타까워하고 슬퍼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광경을 마주한 부모님은 분명, 자신의 자식이 살아야 할 공간을 뺏어버린 그 다른 존재들을 내쫓아버리고, 그 공간에 다시 자식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테지요. 어쩌면 하느님의 심판과 바빌론의 멸망은, 올바른 주인인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다시 그 땅을 돌려주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사들의 청소


  우리는 묵시록에 적힌 멸망의 날을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마치 우리의 존재가 전부 파괴되고 망가져서, 결국에는 비참하게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묵시록에서 묘사하는 멸망은 분명, 하느님께로부터 권한과 능력을 받은 "천사"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자녀의 방을 본 부모님은, 자녀를 나무랍니다.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더럽혀지다 못해 부서져가는 방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혼잡해지고 망가져가는 자녀의 마음일 것입니다. 부모는 그러한 자녀를 구하기 위해, 방에 가득해진 좋지 않은 것들을 모두 치워줍니다. 자녀를 제외한 방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버리는 과정을 통해서, 방은 깨끗해집니다.

 

마음을 청소하다


  하지만 자녀의 마음 상태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방은 금세 더럽혀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언제까지나 더럽혀지는 방을 직접 치워줄 수 없습니다. 결국 방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녀 스스로 방이 "더러워졌음"을 알아차리고 정돈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권한과 능력을 지닌 천사들이 가져오는 멸망도 이와 같습니다. 묵시록은 단순히 세상의 종말의 공포를 강조하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하고 방치해오던 우리의 마음속의 방을 생각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묵시록은 우리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가득 차 있는지, 그 안에는 우리의 기쁨과 행복을 앗아가는 강도들, 혹은 인간성을 잃어버린 짐승들의 것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를, 멸망의 날이 오기 전에 되돌아보게 합니다.

 

멸망이 찾아와도


 때로는 우리의 세상이,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삶의 어느 순간, "멸망"이 우리를 찾아올 때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것 같고, 앞으로의 희망은 전부 사라지는 것만 같은 그러한 종말이 말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죽음"에만 매몰되지 않는다면, "부활"을 분명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멸망은 어쩌면, 우리가 미뤄오던 방청소를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들이 대신해주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하기에 하느님의 심판은 참되고도 의로운 것이지요. 이 점을 기억하고 멸망을 마주한다면, 그동안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우리의 방을 방치하고 외면하였던 과거를 반성하며, 새로운 시작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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