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희를 보낸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 속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는지를 알고 있지만, 기쁨과 영광, 그리고 생명이 있을 그 여정을 보내야하는 예수님의 마음을 상상해봅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이러한 상상과 함께 묵상을 시작해봅니다.
복음 전문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여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제자들에게는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극심한 불안과 공포는 그들을 가두기에 충분하였고, 늘 의지하던 예수님을 잃어버린 제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문을 잠가두고 숨어만 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평화의 인사를 건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건넨 말은, 용기와 힘이 아닌, 평화를 빌어주는 인사였습니다.
평화가 깨지다
우리의 삶 속에 잠시 찾아왔던 평화는 쉽게 깨져버리고는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며, 의지하던 순간에 느꼈던 평화는, 그분의 존재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순간, 쉽게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평화를 느낀다는 것은, 예수님을 느끼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빌어주시는 평화는, 상황의 변화로 인해 주어지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당시 제자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시며, 그들이 처한 환경을 바꿔주시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는, 세상의 환경보다,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열어주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령을 받아라
평화를 빌어주시는 예수님은 제자들을 다시 세상에 보내시면서, 성령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깨지지 않을 마음의 평화와 함께, 우리를 이끌어주실 성령을 보내주십니다. 우리가 느꼈던, 우리가 보았던 예수님이, 매 순간 느껴지고 보이지 않더라도, 하느님, 성령님은 늘 우리와 함께하고 계심을 깨닫게 하십니다.
또한 제자들에게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이 말씀을 평화와 연관 지어 생각해봅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죄를 용서해주는 것은, 그래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우리의 선택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권한 자체를 강조하시기보다, 용서를 통해 우리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음을 강조하시는 듯합니다.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상처와 잔재들이, 우리의 평화를 깨뜨리고 있다면, 용서를 통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 요한복음 14장 17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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