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8. 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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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지혜로움


 오늘 독서에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다." 이 구절은 사람의 판단과 선입견에는 한계가 있음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독서 전문을 읽으며, 참된 지혜로움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지혜에 대하여


 독서에 등장하는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은 세례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러 온 것이며,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지요. 한 번에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뒤이어 사도 바오로가 이야기하는 "지혜"에 대한 말씀들은 바오로 사도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먼저 바오로 사도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지혜를 부수어버리고, 슬기롭다는 자들의 슬기를 치워버린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성경의 기록은 자칫, 하느님의 폭력성과 무자비함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그들이 주장하는 지혜와 슬기는 거짓된 것이며,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지요.

 

거짓된 것을 바로잡다


 하느님은 거짓된 것들을 바로잡고, 참된 지혜와 슬기를 보여주십니다. 우리는 참된 지혜를 보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이자,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며, 믿는 이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었던, 예수님의 삶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자신의 지혜를 뽐내고, 예수님의 지혜를 억누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거짓된 지혜는 참된 예수님의 지혜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졌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한 지혜와, 예수님의 지혜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을까요?

 

 우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자신이 지혜라고 말하는 사고의 근거를 자신의 판단에만 두었습니다. 반대로 예수님은 모든 지혜와 진실의 근거를 하느님에게 두었지요. 우리는 세상의 어떤 부분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입장과 시각에 국한된 판단을 합니다. 이것은 마치 어떠한 사물의 색깔만 보고, 그 대상을 전부 파악한 듯이 이야기하는 것과도 같은 상황이지요.

 

지혜란 무엇일까


  "지혜"는 무언가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는 능력일 것입니다. 무언가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요. 이러한 능력은 오직 하느님에게만 있으며, 사람의 한정된 시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혜"는 선과 악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은, 사실 하느님만이 지니고 있는 능력입니다. 모든 것의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존재만이, 그것이 선인지 악인지 판단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그러나 인간은, '선악과'를 먹으면서 마치 자신에게도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겼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착각이 바로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주된 원인이 되어버린 셈이지요.

 

인간의 참된 지혜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서 참된 지혜와 슬기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성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로웠던 인물로 솔로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갖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연구와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솔로몬은 분명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였습니다. 이는 분명, 지혜의 뿌리가 자신이 아닌,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사실 자체를 누구보다 확실히 받아들였다는 뜻일 것입니다. 솔로몬은 그렇게, 자신의 힘만으로도 선과 악을 판단하며, 진실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로 필요한 지혜는,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일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대상의 모든 측면을 다 알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다 알아낼 수도 없습니다. 태초의 인간이 에덴동산의 있는 모든 열매를 전부 먹어야 할 필요는 없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어리석음을 자랑하다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주관 안에 있음을 믿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것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순적이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조금 더 어리석어져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번 선과 악을 판단하고 있는 우리의 생각과, 모든 것의 진실을 알 수 있다는 우리의 착각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서만 내려놓아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착각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자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지만, 자신의 착각을 깨닫는 사람에게 예수님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마주할 수 있게 하는 거울이 됩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다는 말씀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끌고 가는 우리의 착각을 내려놓고, 생명과 진실의 길을 알고 계시는 유일한 존재인, 하느님을 따라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자랑해야 할 것은 우리의 지혜도 슬기도 아닙니다. 우리가 정말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착각을 알아채었다는 우리의 어리석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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