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경외함으로 흐뭇해지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2. 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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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선생님
학생과 선생님

경외함으로 흐뭇해지다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구절이 등장합니다.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하리라." 이 구절은 경외함이 우리의 짐이나 족쇄가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진정한 경외함은 무엇이며, 그로 인한 흐뭇함은 무엇인지,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그루터기에서


 독서에서는 인상적인 표현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솟아나고, 뿌리에서 새싹이 움튼다는 표현이지요. 생명이 단절된 것 같은 무언가에서, 또다시 생명이 피어난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우리의 삶에서 일어날 때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과 행복으로 다가오게 되지요.

 

 독서의 표현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생명은 "주님의 영"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영은 우리에게 지혜와 슬기, 경륜과 용맹, 지식과 경외함을 전해주며 새로운 생명을 허락해주십니다. 원래의 우리라면 알지 못하였을, 그리고 행하지 못하였을 어떠한 것들을 받으면서, 우리의 상태와 존재는 새롭게 변화됩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다


 그중 오늘은 "경외함"에 대해 조금 더 되뇌어봅니다. 오직 하느님만을 두려워한다는 "경외함"의 정확한 느낌을 쉽게 알아차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하느님을 공경하면서 그분의 권위에 담긴 힘을 인지한다는 정도로 이해할 뿐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의미의 경외함도 진정으로 느낄 수 있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권위"가 있는 사람을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그 사람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클수록 더 커지게 되지요. 힘이 있는 사람은 힘이 약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이 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상대의 존재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은 없습니다. 그러한 능력과 권위는 오직 하느님에게만 있는 것이지요.

 

유일한 심판자


 

 우리의 존재를 판단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우리를 만들어낸 존재뿐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에 대한 심판과 판단 역시, 하느님만의 몫이 되는 것일 테지요. 하느님의 권위를 이러한 심판과 판결로만 이어서 생각하다 보면, 그 권위가 공포로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것이 때로는 하나의 짐이나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경외함을 떠올리면,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상이 생각나며, 하느님의 말을 듣지 않는 자는 파괴되어버리는 모습만을 상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오늘 독서에서는 하느님을 경외하면서 흐뭇해할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어려운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


 경외함은 두려움이 아닌, "진실"을 마주했을 때 느낄 수 있습니다. 경외함은 단순히 상대가 지닌 힘만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힘을 지닌 존재가 어떻게 나를 바라보았고, 어떻게 함께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실 수 있는지를 깨달아가면서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떠올려봅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잘해주기만 하는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무시합니다.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아이들은 자신을 혼내는 선생님을 무서워합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을 좋아하지는 않지요.

 

 놀랍게도 아이들도 자신을 위해서 쓴소리를 하는 선생님을 가장 잘 따릅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려 아이를 응징하고 체벌하지 않고, 진정으로 아이를 위해서 혼내는 선생님의 마음을, 아이들은 알아차리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경외심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능력과 힘뿐만 아니라, 그분의 사랑을 함께 느끼며 가능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경외함이 주는 변화


  경외함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존재에 대한 하느님의 권한과 사랑을 진정으로 알게 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독서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나라의 모습은, 모든 존재가 비로소 진실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하느님에 대한 경외함을 지녔을 때 실현될 나라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경외함을 느낀 존재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게 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하여, 삶의 기준을 자신의 생각과 욕망에 두지 않고 하느님의 이끄심에 스스로를 맡길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경외함은 자연스럽게 생명과 진실을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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