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주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예수님이 느끼고 있는, 그리고 하느님이 지니고 있는 평화를 우리에게 주신다는 것은 정말 큰 선물일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는 무엇일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세상이 주는 평화
사람들은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평화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합니다. 누군가는 힘을 길러서 싸움이 없는 평화를 바라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경제적인 부를 이룩하여 미래를 고민하지 않아도 평화를 꿈꾸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주변 상황의 개선으로,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마음의 평화를 청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평화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 환경의 안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평화라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 다시 말해 주변 환경의 안정으로 느끼는 평화와는 다르다고 말씀하시지요. 환경의 안정에 의해 얻게 된 평화는, 늘 두려움과 걱정을 동반합니다. 환경이 변하면 언젠가는 그 평화가 깨져버릴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하기에 세상이 주는 평화는, 어쩌면 참된 평화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이 주는 평화
그렇다면 예수님이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예수님은 우리에게 마음이 산란해지거나 겁을 내지 말라는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의 평화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이 안정되어서 평화를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이끄심을 믿는 것에서 느끼는 평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에는 하느님이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심을 믿는다면, 평화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심"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이별은 아쉽지만 괴롭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는 아이는, 출근을 하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이별을 마주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음을 믿는 사람의 마음에는 항상 평화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우두머리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오고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이러한 생각을 해봅니다. 우두머리라 함은 어떠한 집단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의 우두머리, 즉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 바로 "죽음"일 것입니다. 죽음은 영원한 이별, 즉 "끝"을 연상시키며, 사랑하는 대상을 다시 만날 수 없는 고통의 상황을 그리게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죽음이, 자신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음을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고, 다시 부활하십니다.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십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조급함도, 걱정도 사라지게 됩니다. 진정한 평화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으며,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해주심을 느낄 때, 그리고 지금의 이별이 끝이 아님을 믿을 때, 비로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 마태오복음 5장 9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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