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5. 2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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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사람
동반자

너희가 듣는 말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씀이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이야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가 무슨 뜻일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사랑하면 말을 지킨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예수님을 사랑하면 자신의 말을 지킬 것이고,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 말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사랑', 그리고 '지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사랑한다면 나의 말을 지켜라'라는 의미일까요? 이런 식의 문장에는 다소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사랑을 빌미로 상대를 조종하려는 경우가 떠올라서인 듯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지시와 규칙을 따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계적인 복종은 사랑과는 거리가 먼 행동일 테니까요.

 

누군가의 말을 듣다


 '지킨다'라는 말은 규칙과 명령 외에도, 약속을 지키고, 또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누군가의 말을 지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온전히 듣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듣는다는 것은 그 말을 한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느낌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에서는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반면에,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말은 듣는 것에서는, 신뢰가 느껴지지요. 또한, 자신이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에서는, 마찰을 피하기 위한 회피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에서는 온전한 귀 기울임과 받아들임이 느껴집니다. 

 

예수님의 말, 하느님의 말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건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말은 복종이 아닌 순종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상대의 말이 옳고 그른지, 논리적인지 비논리적인지, 감성적인지 이성적인지를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의 말 자체를 듣고 함께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지금 나에게 어떠한 말씀을 하고자 하는지를 귀 기울여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말씀을 나에게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할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우리는 단순히 하느님에 의해 끌려만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이끄심 속에서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의 마음을 함께 느끼면서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함께 손을 잡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가는 관계는 동반자가 되지만, 사랑하는 마음 없이 무작정 손에 잡혀 끌려가는 관계는 그렇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살아가는 것이,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며,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천국일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나는 사랑해 주고 나를 찾는 이들을 나는 만나 준다.
- 잠언 8장 17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