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누군가의 축복을 빌어주기 위해서는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7. 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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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축복

높은 사람, 섬기는 사람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높은 사람을 떠올리면, 누군가를 섬기는 경우보다 누군가에게 섬김을 받는 경우가 먼저 생각납니다. 높은 사람이 되려면 왜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무엇을 원하느냐?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제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예수님은 자신 앞에 엎드려 무언가를 청하려는 이 여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그녀는 자신의 두 아들이 하늘나라에서 각각 예수님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지요.

 

 아마도 부모가 가장 바라는 것은 자신의 자녀가 잘되는 것일 겁니다. 그 마음이 부모의 사랑일 수도,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식이 잘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러한 청을 한 두 아들의 어머니에게, 그 잔을 마실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행복을 빌어주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요. 우리가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줄 때를 떠올려봅니다. 놀랍게도 우리는, 자기 자신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더 많은 것들을 지니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며, 자신보다 앞서 가는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을


 보통 스승이 제자의 성공을 빌어주고, 부모가 자녀의 행복을 빌어주며, 자신보다 부자인 사람들의 평안보다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평안을 빌어줍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보통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지금의 자신이 그들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을 통하여,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지위와 권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듯, 축복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립니다. 

 

 상대의 진정한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서는, 그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섬긴다는 것은 그들의 행복의 여정에서, 선택의 주도권을 그들에게 온전히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정해놓고 빌어주는 것은 축복과 응원이 아닙니다. 자신이 보기에 행복의 길처럼 보이는 곳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느끼기에 행복의 길인 곳을 걸어가는 여정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것이 바로 높은 사람이 지녀야 할 자세이지요.

 

조력자의 영역


 예수님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 섬김을 몸소 보여주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행복을 향한 각자의 여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무엇이 우리에게 행복한 길인지를 우리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십니다. 또한 예수님은 행복의 여정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분하고 계십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여행자의 영역, 그들의 길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의 영역,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는 절대자의 영역으로 말이지요.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 있어서 조력자의 역할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길에서 여행자가 되어서도, 절대자가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예수님도 자신의 옆자리에 앉을 수 있기를 청하는 여인의 부탁에, 그 결정권은 하느님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일러주십니다. 누군가의 여정에 힘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분명 그들을 섬기는 조력자의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높은 사람의 잔


 우리는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주고, 그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길을 선택하면서도, 그 길이 진정으로 어떠한 길인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잔을 마시는 것은, 어쩌면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떠올리는 것보다,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를 떠오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를 축복해주며, 그들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높은 사람입니다. 그 대상에게 사랑을 갈구하기보다 사랑을 베풀어줄 수 있는 사람도 분명 높은 사람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권력으로 남들을 좌지우지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청하는 그들의 행복은, 오직 그들이 선택하고 걸어가는 길 위해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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