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물고기가 가득 찬 그물처럼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7. 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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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던지는 사람
그물을 던지는 어부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을 통해 하늘나라를 설명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비유로 말씀하시다


 비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는 무언가를 통해 설명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겪었던 것들을 참고할 수 있는 비유가 유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하늘나라를 가보지 못한 제자들과 우리들을 위하여, 비유를 통해 설명해주십니다.

 

어부와 그물


 예수님의 비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유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부가 물속에서 건진, 커다란 그물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어부는 그물에 잡힌 수많은 고기들을, 좋은 것으로 판단되는 물고기를, 그렇지 못한 것들로부터 구분해냅니다. 

 

 어부는 좋은 물고기들을 그릇에 담고, 좋지 않은 물고기들은 밖으로 던져버립니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물고기로 분류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부는 처음부터 그물 안에 좋은 물고기만을 잡아내지는 않습니다. 어부는 우선 최대한 많은 물고기들을 잡기 위해, 물고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그물을 넓고 깊게 던집니다. 이러한 장면은 예수님의 말씀이, 세상 속에서 사람들에게 넓고 깊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좋은 사람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어떠한 길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할 뿐이지요. 우리는 살아가다가 문득, 잠시 걷던 길을 멈추고 삶을 되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마치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그 자리에 머물면서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면 행복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불행을 느낍니다.

 

 몰라서 실수하기보다, 알고도 외면하는 잘못들이 더 많아질 때쯤, 더 이상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는 시점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곧이어 시간이라는 그물은 우리를 점점 조여 오고,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지요. 때로는 그 불안감을 잊기 위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만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물 속에서


 어부들은 그물이 가득 찼을 때, 그물을 건져냅니다. 그물 안의 물고기들은 그때까지 물속에 있지만, 언젠가는 물 밖으로 건져 올려질 운명이지요. 그물 안에 담긴 물고기들의 좋고 나쁨은, 그물에서 건져진 후, 어부에 의해 판별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간과하고, 그물 안에서 서로의 좋고 나쁨을 미리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그물 안의 물고기와 같습니다. 하늘나라를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 즉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하느님이 정하신 때에 결정하고 바라볼 문제이지요. 중요한 것은, 남들의 평가와 시선이 우리를 "진짜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지는 못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에너지를 세상에서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과정에, 지나치게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이, 언젠가는 걷힐 그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판별할 진짜 기준은, 세상의 잣대에 있지 않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의 잣대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물고기는 어부가 판단하고, 좋은 사람은 하느님이 판단하며, 좋은 사람이 들어갈 하늘나라는 땅과는 다른 곳임이 분명하니 말이지요. 

 

옛것과 새것 모두


 예수님은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가, 곳간에서 새것도,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고도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문득, 사람은 삶에서 경험을 모으는 곳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일들과, 우리가 겪고 또 겪어갈 모든 경험은, 곳간에 쌓이고 쌓여, 하느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재료가 됩니다.

 

 우리는 경험이라는 양식을 먹으며, 좋은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의 기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인, 하느님의 이끄심과 함께한다면 말이지요. 그물이 가득 차, 때가 되었을 때,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은 우리의 경험들로 우리를 가르치고, 또 단련시킵니다.

 

 우리를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켜줄 수 있는 양식은 남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의 경험을 통해, 하루하루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여정을 걸어간다면, 그물이 건져진 그날 이후에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여정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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