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생명의 물길을 따라서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7.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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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폭포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 믿는다는 것과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은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요? 복음 전문을 읽으며 믿음,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마르타와 마리아


 오늘 복음에는 마리아와 마르타가 또다시 등장합니다. 과거에 예수님은 마리아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 친분을 쌓았었지요. 예수님이 집에 오셨을 때,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마르타와, 예수님의 앞에 앉아 말씀을 듣던 마리아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에게는 라자로라는 오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자로는 두 자매보다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지요. 라자로가 죽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위로를 해주려 두 자매를 방문합니다. 예수님 또한 이 소식을 듣고, 자매의 집에 방문하지요. 이때 마르타는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그분을 맞이하러 나갔으며, 마리아는 집에 가만히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의 기록들은 마르타와 마리아의 성향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행동이 앞서가는 마르타와,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 가만히 앉아있는 마리아의 모습에서는, 두 자매가 예수님을 맞이했던 장면이 겹쳐 보이는 느낌마저 듭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찾아가, '당신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오빠인 라자로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 바라는 것


 마르타는 예수님께 지금도 무엇이든지 청하면 들어줄 것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라자로의 곁에 예수님이 있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면서, 라자로의 생명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지요. 마르타는 오빠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예수님의 대답을 듣습니다. 마리아는 죽은 사람이 지금 당장 살아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다시 살아남'이, 예전에 말씀하신 부활의 때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마르타에게, 자신이 부활이며 생명임을 믿느냐고 물어봅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지요. 이에 마르타는 예수님이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며 믿음을 드러냅니다.

 

믿음이라는 고백


 사실 우리는 '믿는다'라는 말을 너무나도 쉽게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위한 수단으로, 또는 누군가의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믿음을 표현할 때도 정말 많습니다. 자신의 돈을 누군가에게 맡기면서,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당신을 믿는다.'라고 말하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마르타의 믿음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믿음은, 이러한 믿음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라자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가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원하시면 무엇이든 이루어주실 수 있다고 믿는 예수님이지만, 죽은 이를 지금 당장 살리기는 무리라고 생각하였을 테지요.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마르타의 요구는, 진짜 생명이 어디에서부터 나오는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생명의 근원을 찾아서


 마르타의 일생을 상상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수많은 가르침을 전하는 예수님의 소식을 어느 날 마르타는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분이 자신의 누추한 집에 오신다는 소식에,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분주하게 움직였지요. 자신의 분주함으로는 예수님을 더 채워줄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해야 할 것만 같은 일들과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오며,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달려온 그녀의 앞에는, 모든 일들이 무의미하게 만드는 듯한 '죽음'이 나타나게 됩니다. 자신의 오라버니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며, 자신이 그토록 분주했던 것이 생명을 향한 몸부림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렇게 마르타는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생명을 청하기 위해 그분께 달려갑니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에게는 잠시 동안 생명이 허락되었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우리는 우리의 생명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믿음 안에는, 생명의 근원이 그분께 있음을 알아차리는 깨달음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이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살아서' 자신을 믿는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물길이 흐르고 있을 때, 그 물길의 근원인 샘물을 찾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물길이 끊긴다면, 물이 어디서 내려오는지를 찾기 굉장히 어려워지지요. 하느님의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는 많은 것들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불안을 없애기 위한 막연한 맹신이 되지 않고, 생명의 근원을 알게 되는 깨달음이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청하며 그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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