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생명의 빵, 예수님을 받아 먹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5. 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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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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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빵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이 구절을 읽으니, 미사 중 모시는 영성체가 떠오릅니다. 예수님은 스스로를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빵으로 표현하신 예수님의 의도를, 복음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나에게 오는 사람


 예수님은 자신에게 오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살 것이며, 또 하느님의 이끄심 없이는 자신에게 올 수 없음을 강조하십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들은 사람은 모두 예수님에게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예수님께 가는 것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아 보입니다. 때로는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우리의 능력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깨닫는 힘이 하느님이 아닌 자신에게서 오는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힘이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게 되는 과정조차, 우리 힘만으로 일구어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예수님을 믿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청하고 또 걸어갈 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줄 빵


 예수님은 스스로를 생명의 빵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구약 성경에서 등장하는 '만나'라는 식량 역시 하늘에서 내려준 것이었지만, 그 식량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지는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라고 이야기하시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 빵이 자신의 살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이러한 말씀은 사실, 우리의 상식과 논리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살이 그 빵이라고 말씀하신 내용은 더욱 혼란을 일으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를 왜 먹는 빵으로 비유하셨을까요? 왜 예수님은 자신의 가르침이 아닌, 자신의 살이 우리에게 생명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우리가 먹는 것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체내에 흡수되어 우리 몸의 일부가 됩니다. 음식에 포함되어있던 양분들은 소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생명 유지에 사용되는 에너지로 전환되지요. 성경에 등장한 '만나', 그리고 '빵'과 '물고기' 모두, 그것을 섭취한 이들에게 양분이 되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깨달으며 지적인 양분을 흡수하였지요. 하지만 그 양분 섭취 만으로는, 그들의 존재가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예수님을 먹는 것은, 단순한 양분의 전달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변화를 이루어주시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존재의 변화는 선택적인 수용을 넘어, 예수님의 말씀 자체를 받아먹어 내 안으로 모시는 행위로 가능해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생각만으로 먹지 않습니다. 입을 벌리고 턱을 움직이며 맛을 느낀 후, 우리의 몸으로 섭취합니다.

 

존재의 변화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체질이 변하듯, 예수님을 받아먹는 과정을 통해서 존재의 변화가 가능해지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먹는 것을 통해, 가르침과 깨달음만으로는 바뀌지 않는 무언가를 바꾸어 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껍데기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이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야 우리는 예수님처럼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우리가 무슨 올바른 일을 했다고 해서 구원해 주신 것이 아니라 오직 그분이 자비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성령으로 우리를 깨끗이 씻어서 다시 나게 하시고 새롭게 해주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 디도서 3장 5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