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 (멈추지 않는 것)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3. 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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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사람
십자가와 사람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자신을 버리며,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죽게 한 십자가를 우리도 날마다 져야 한다니, 말씀 구절의 참뜻을 알아차리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 전문을 살펴보며, 이 구절의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자신을 버리는 것

 예수님을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찾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나"를 버리라니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입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말은, 스스로를 부정하라는 말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보다 남을 우선시 하라는 것처럼 뒤틀려 받아들여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버리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자신이라 착각하는 것

 예수님은 진짜 "나"를 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나"로 착각하고 있는 것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나태함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이 자신에게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그 일을 하고 난 후에는, 조금 전과 다른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 하길 잘했다."

두 가지의 마음

 두 가지의 다른 마음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어떤 것이 진짜 나의 마음이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귀찮다.'라는 마음에서 '해보니까 정말 좋다.'라는 마음으로 바뀌는 경험이 잦으면 잦을수록, '귀찮다'라고 느끼는 일들에서 쉽게 뛰쳐나올 수 있게 됩니다.

 

십자가를 지는 행위

 그렇다면 십자가를 지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십자가는 당시 극형에 사용되는 처형 도구였습니다. 처형이 될 사람이, 스스로 그 십자가를 처형 장소까지 이고 가서, 못 박히고 걸리게 되지요. 그 사람은 십자가에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십자가는 예수님의 부활로 인류 구원의 상징이 되었지요.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누군가를 죽이는 도구임과 동시에, 그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징표로 사용됩니다. 마치 우리의 오래된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면서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죠.

 

자기 목숨을 구하려 하는 사람

 예수님은 뒤이어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라 말합니다. 오래된 '나'에 집착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살아있다"는 말은 '멈춰있다'라는 말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라는 말과 더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목숨이라 생각하는 일정한 모습을 고수하겠다고, 한 자리에 멈춰있는 사람은 목숨을 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고정된 사고방식

 죽음과 부활을 단순히 육체적인 차원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고방식이 멈춰,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을 부정적으로 표현합니다. "옛날 시대에 '갇혀있다'",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죠.

사고방식이 나일까?

 간혹 우리는 자신의 사고방식이 자신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나의 주장과 고집을 굽히는 것이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은 기존의 것이 깨지고, 새로운 변화와 확장이 생겨날 때, 그 생명력이 지속됩니다. 지금 옳다고 믿는 자신의 사고방식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한 결과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고가 멈춰버린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쉽게 교류하기 어려워집니다.

 

죽을 만큼 힘들다

 사실 자신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죽을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지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신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십자가를 지는 올바른 행위"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것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내 십자가는 내가, 네 십자가는 네가

 우리는 나의 십자가를 타인에게 지울 때가 많습니다. 또 타인에게 당신의 십자가를 어서 지라며 재촉할 때도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 즉 생명으로 가는 길을 걷는 방법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