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은총, 그리고 함께하심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2. 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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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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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 그리고 함께하심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구절은 하느님의 은총과, 주님께서 함께하심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은총과 함께하심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전문
복음 전문

기쁜 소식을 전하다


 오늘 복음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바로 마리아가 하느님이신 예수님을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었지요.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를 은총이 가득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마리아의 몸 안에도, 그리고 마음 안에도 함께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존재를 일깨워줍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기쁜 소식이, 당시 어린 마리아에게도 정말로 기쁜 소식이었을까요? 당시 마리아는 남자를 알지 못한 어린 처녀였습니다. 게다가 혼인을 약속한 요셉이라는 남자가 있는 여자였지요.

 

 당시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임신하는 상황은,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그 여성의 생명도 보장받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소식이었다 하더라도, 처음 그러한 소식을 들은 마리아에게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느님은 그러할 마리아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가브리엘 천사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전하게 합니다. 또한, 세상의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에 대해 질문하는 마리아에게, 이미 세상에서 펼쳐진 하느님의 기적들을 소개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지요.

 

 우리는 기쁜 소식을 듣고, 기적이 우리의 삶에서 펼쳐지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막상 기쁜 소식과 기적의 시작이 우리에게 전해졌을 때는, 그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지요. 복음에 등장한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설명을 듣고, 하느님의 종임을 고백하며 그 뜻을 따르고 받아들이는 선택을 합니다.

 

마음, 그리고 선택


 우리는 간혹 뛰어난 지식을 바라면서도, 공부하는 과정은 기피합니다. 건강한 몸을 바라면서도 운동을 기피하고, 사랑을 바라면서도 인내를 회피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선택은 자신이 지닌 마음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혹은 그 말씀을 전하는 천사는 우리의 삶에 각기 다른 형태로 찾아옵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이 그 매개체가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성경의 말씀이 그러할 수도 있으며, 어떠한 이에게는 삶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일들이 그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말씀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에게 드러나는지보다, 그 말씀이 품고 있는 내용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선택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쁜 소식이 되려면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소식이 "기쁜 소식"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마리아가 그러한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기로 선택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만 성모님의 삶을 바라본다면, 약혼자가 있는 어린 처녀가 약혼자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그 아들은 나중에 사람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는 비참하고도 고통스러운 삶밖에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나약한 우리가 모든 것을 한 번에 해내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러하기에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우리의 길을 걷도록 옆에서 늘 도와주시지요. 마리아도 그러하였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전부 알았더라면, 어린 마리아는 그 모든 길을 걸어내지 못하였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느님의 이끄심과 마리아의 믿음으로 결국 그 길을 다 걸어냈을 때, 마리아 스스로도 그 길이 은총이고 복된 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은총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리아의 선택이 있었기에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의 삶도 성모님이 살아온 삶과 비슷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삶에서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가 다 걷고 나면 뿌듯해하고 은총이라 여길 수 있는 그 길의 "한걸음"을 걷게 합니다. 가끔은 세상의 논리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앞길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을 마주한 것 같더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자신이 걸어온 길이 은총이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릴 때도 있습니다.

 

 삶의 여정에서 지금 당장 이해되지 않는 무언가를 마주할 때, 그것이 기쁜 소식을 담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가브리엘 천사의 목소리는 아닌지 귀 기울여 봅니다. 우리의 사고와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 앞에서도, 하느님을 주님이라 고백하며 받아들이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도 성모님처럼 "은총이 가득한 여정"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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