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신뢰하는 것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은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자주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신뢰는 하느님께 두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독서 전문을 살펴보며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봅니다.
독서 전문
신뢰가 있어야 할 곳
오늘 말씀에는 놀라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을 의지하는 것과, 지탱하고 있는 스스로의 힘을 마치 자신의 힘만으로 생각하는 경우를 지적하고 있지요. 우리는 흔히 종교활동을 하며, 하느님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인들 그리고 신자들에게 신뢰를 둘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실망한 마음으로 하느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그 신뢰가 무너진 이유는 그곳에 있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 신뢰를 사람에게 두었기에 신뢰가 무너진 것이지요.
자기 과신
신뢰를 자신에게만 둘 때도 문제가 발생하는 듯합니다. 자신을 지나치게 믿는 행위도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방해합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지나치면, 삶에서 어떠한 기준을 충족할 때만 선택적으로 하느님을 믿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는 신뢰를 자신에게 두는 것이지요. 말로는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이 믿는 것은 스스로일 뿐입니다.
신뢰는 "뿌리"이다
독서에서는 신뢰하는 행위를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신뢰를 두는 것은 우리가 행복이라는 양분을 얻는 곳을 정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결국에는 사라져 버릴 물에 뿌리를 내린다면 나무는 언젠가는 마르겠지요.
두려움과 걱정
하느님께 신뢰를 두지 않는 이는 두려움과 걱정에 시달리게 됨을 말씀을 통해 일러주십니다. 사실 두려움과 걱정은 자신의 에너지를 얻는 곳이 언젠가 고갈될 것을 알 때 발생합니다. 사람도 자신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장작으로 삼은 불은 언젠가는 꺼집니다. 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타오르는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신뢰를 둘 때
사실 우리는 무언가에 신뢰를 둘 때, 그 대상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흔히 친구사이에서 비밀을 말하며, "나 너 무조건 믿는다?"라는 말을 하는 상황을 떠올려봅시다. 그 친구는 당신의 비밀을 지켜줄 힘이 없습니다. 또한 절대적으로 당신을 지지해줄 의무도 없습니다. 절대적인 신뢰를 사람에게 주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며, 허상을 바라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것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것은, 자신의 두려움을 하느님에게만 두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경외심'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어떠한 상황에서 긴장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해져 혼란이 온다면, 지금 내가 신뢰를 두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나의 행복이 하느님으로부터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우리의 두려움과 걱정은 혼란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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