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1. 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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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오렌지 나무

때 이르게 죽더라도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이 구절은 죽음 이후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안식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독서 전문을 읽으며, 죽음과 안식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때 이른 죽음


 죽음의 시기와 때를 각자의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그 적당함을 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평균 수명을 넘긴 사람의 죽음에서도, 평균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한 죽음에서도, 여전히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우리가 적당한 죽음을 느끼는 순간은 자신의 삶 동안 최대한의 것을 이루어낸, 아쉬움이 남지 않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단순히 햇수로 인하여 누군가의 삶이 무르익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의인"이라고 표현된 완숙한 형태의 인간상은 절대적인 시간이나 나이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살았다고 해서


 우리는 섣불리 누군가의 삶의 가치를 "시간"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공부를 했는지, 혹은 얼마나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훌륭한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었는지를 바라봅니다. 백발노인의 죽음보다 어린아이의 죽음을 더욱 안타까워하는 것 역시, 살아온 "시간"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알게 합니다.

 

성경 속 두 사람의 죽음


  그러다 문득 성경 속에 기록된 두 사람의 죽음이 떠올랐습니다. 한 사람은 평생을 죄인으로 살며, 악덕한 죄목으로 십자가형이라는 사형을 받았던 우도입니다. 이 우도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오른편의 십자가에 매달려있던 사람이며, 죽어가는 상황에서 예수님께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말과 함께 회개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과 함께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또 다른 한 사람은 한동안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갔지만, 결국 예수님을 팔아넘기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유다입니다. 어쩌면 이 둘의 삶 중, 우리의 눈에 더 올바르고 훌륭한 시간을 많이 보내며 살아갔던 사람은 유다였을지도 모르지요. 이러한 우리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한순간의 선택으로 자신의 공로가 물거품이 된 유다의 삶은 억울하고, 악덕한 삶을 살았던 우도가 마지막의 회개로 구원받았다는 사실은 괘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또 다른 시선


 우리가 바라보는 삶과 하느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삶이 다르듯, 우리의 죽음과 하느님께서 바라보는 죽음 역시 다를 것입니다. 죽음 이후의 여정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에게는, 죽음 자체가 모든 것의 끝이라고 다가오지만, 그 이후의 여정을 알고 계신 하느님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여정은 단지, 우리가 "존재하는 시간"이 아닌, 우리의 존재를 "완성해가는 기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삶의 기간 동안 자신을 완성시켜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셨던 "탈렌트의 비유"도 이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을까요?. 

 

스스로를 완성시키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을 알아가고 또 자신을 가꾸어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홀로 우리를 창조해주셨지만, 영원한 생명을 지닌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그 창조 사업에 동참해야 합니다. 자신의 모습과 하느님의 모습을 가려버리는 "악"을 피하며,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완성시켜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분명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에서의 마지막 숨을 거두며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셨지요. 우리 삶이 소중한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시간에 놓여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주어진 삶에서 점점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또 소중한 것이지요.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하느님과 자기 자신, 그리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면, 우리는 온전한 인간상인 의인, 즉 영원한 생명이 이어질 수 있는 건강한 상태로 완성되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하는 것


 예수님은 죽음으로 향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여인들에게,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과 자신, 그리고 이웃들을 사랑할 줄 알게 된 사람의 죽음은 멈춤이 아닌 나아감입니다.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라는 말씀에는 "안식"이 시간이 아닌 우리의 상태에 달려있음을 일깨워줍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올 "죽음"이지만, 가끔은 그것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죽음에 대한 외면은 삶에 대한 외면으로도 이어지며, 우리가 살아가는 것의 의미와 목표, 그리고 소중함을 잊게 만들기도 합니다. 죽음 앞에서 후회와 미련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그리고 그로 인한 공포와 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하루가 자신을 완성시켜가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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