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주님 안에 굳건히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11. 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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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와 양들
목자와 양들

주님 안에 굳건히


 오늘 독서에서는 이러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있으십시오." 주님 안에 굳건히 서있다는 것은 무엇인지, 독서 전문을 읽으며 묵상해봅니다.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독서 전문

나를 본받는 사람


 독서에 등장하는 바오로 사도는, 믿음을 함께하는 형제들에게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대목에서 문득 이러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다른 형제들과 바오로 사도의 삶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을까요? 또한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하며 강조하고 싶어 했던 바오로 사도의 삶 속 가치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바오로 사도는 한때 예수님을 박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가 사울이라고 불리던 시절, 잘못되고 편협된 믿음으로 예수님과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을 심판하며 살아갔지요. 어쩌면 당시 사울은, 지금의 바오로 사도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길을 열심히, 그리고 굳건히 걸었던 것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진실을 깨닫다


 하지만 사울은 예수님의 존재를 체험하게 되고, 자신의 눈이 실제로 멀었다가 다시 회복되는 기적을 경험하며, 그동안 진실을 바라볼 수 없었음에도 진실을 아는 것처럼 살아온 스스로의 과오를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바오로 사도는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깨달음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진리"를 탐구해나갑니다. 누군가의 삶에서는 권력이 진리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누군가의 삶에서는 경제력이 진리라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시점에서, 자신이 진리라고 믿어오던 무언가가 깨지고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그 사실을 부정하고 외면해보아도, 결국엔 자신이 찾던 영원한 생명과 진리가 그곳에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올바른 굳건함


  바오로 사도도 자신이 굳건히 믿어오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바오로 사도는, "진리" 혹은 "진실"이 우리의 절대적인 "굳건함"에 있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진리와 진실을 "주님 안에", "굳건히" 있을 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굳건함은 올바른 대상을 향하고, 올바른 위치에 놓여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역시, 그 대상과 방향이 올바를 때 아름다운 것이 됩니다. 믿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올바른 대상, 즉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으며 생명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존재를 향한 믿음은 생명의 길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 어떤 생명도 줄 수 없는 대상을 향한 믿음은 헛된 믿음이 되어버립니다.

 

십자가를 받아들이다


  바오로 사도는 "그러나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바오로 사도가 "본받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랑하는 자신의 모습은, 이러한 십자가에 대한 마음가짐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에서 주어지는 상황은 때때로 우리에게 십자가가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십자가를 지기 전 이러한 기도를 통해 십자가를 받아들이며, 하느님을 따르는 선택을 하셨지요.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목자인 예수님의 인도를 믿고 따르는 것은 그분의 선택을 닮아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전적으로 목자의 이끄심을 받아들이는 것과도 같지요. 양을 몰고 가는 목자는 항상 따뜻한 말로만 양들을 이끌지 않습니다. 때로는 큰 소리를 내면서 양들의 방향을 교정해주기도 합니다. 양들이 목자의 이끄심에 귀 기울이며 그 안에 머문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형태로 다가오는 상황들에 담긴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과도 같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 다가오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제멋대로 혹은 마구잡이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우리의 여정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여정 안에서 생기는 모든 일들 안에 하느님의 이끄심과 예수님의 가르침이 담겨있음을 믿으며 살아가 봅니다. 또한 그 여정에서 "주님 안에 굳건히 서있고자 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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