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하느님이 보내신 분이라고?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4. 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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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나머지
마주하고 있는 하나와 다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오늘 복음 말씀 구절 속,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스스로가 아닌 하느님이 보내서 오셨다는 이야기일까요? 복음 전문을 읽으며, 예수님께서 그때 당시,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묵상
복음 전문

드러나지 않는 것


 오늘 복음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상황에서 무모하게 드러나는 행동을 주의하시는 듯합니다. 마치 정말로 드러나야 할 때를 기다리시듯 말이죠. 우리는 때때로 드러나고 싶어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무언가가 남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때, 그리고 자신을 찾는 이가 많아질 때 우리는 더욱 드러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드러나는 것에도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드러나는 것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무엇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다


 드러나기를 조심하셨던 예수님도 강하게 드러내보이신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분의 말씀입니다. 자신을 향해 속닥거리는 무리 앞에서, 그리고 커다란 성전 안에서 예수님은 큰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으로부터 오셨고, 또 하느님이 보내셨기에 오셨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분의 말씀은 스스로가 아닌, 하느님을 드러내는 말씀들이었습니다.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당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사람들은 예수님이 어디서 왔는지를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했기에 예수님이 하느님이 보내신 특별한 존재임을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신이 어디서 오고, 또 어디로 가는지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스스로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인지도 불확실하게 느껴지지요. 당시 예수님께 반감을 지니던 사람들은 예수님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기에


 예수님에 대한 반감이 가득한 대중들이었지만, 예수님을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성경에서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에 그러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때로는 아무런 규칙 없이 흘러만 가는 세상의 모든 일들에는 때가 있음을 느끼고는 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때와, 세상을 떠날 때도 하느님의 정하심이 있을 테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우리 역시 스스로 세상에 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내주셨기에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르다는 열등감


 예수님을 향한 유다인들의 분노는 열등감에서 오는 듯합니다. 유다인들은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는 예수님이 자신은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며,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합니다. 자신들과는 다른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예수님이 거슬리고, 또 미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존재의 격차와 신분의 차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알고 계시지만,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의 자녀이며, 또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그 사실을 진정으로 알고 계셨고, 그 사실을 우리에게도 전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앎의 차이는 가르침을 통한 배움으로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차이를 줄여주시기 위하여, 하느님의 때에 맞게 우리를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킬 때에 비로소 우리가 하느님을 알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집니다.

- 요한1서 2장 3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