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높은 곳에서 오는 힘

미카엘의 하루 묵상 2022. 5. 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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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하늘
산, 그리고 하늘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


 오늘 복음 말씀 구절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이라는 표현은 성령님을 떠오르게 합니다. 복음 전문을 읽으며, 예수님께서 이야기하신, 그리고 우리에게 보내주실 성령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복음 전문

복음 묵상
복음 묵상

성경에 기록된 대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수난과 죽음이, 성경에 기록된 대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이야기하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씀은 단순히 정해진 운명만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생명의 길로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알고, 또 보고 계십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사실을 믿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슬픔, 고난, 아픔은 물론, 기쁨과 자유, 그리고 사랑까지도, 하느님이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것들임을 안다면, 지금의 아픔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희망을 품으며 나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


 예수님은 뒤이어,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되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때때로 하느님의 사랑이 아닌, 우리가 지은 죄에만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회개, 즉 다시 돌아옴은, 죄로 인해 멀어진 하느님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고, 예수님과 가까워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지은 죄에만 집중하고, 그 죄가 얼마나 추악한지에만 몰입한다면,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보다, 자신이 하느님의 앞에 나아가지 못하는 마음이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기 위해서는, 용서를 구하는 우리가 하느님 앞에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잘못을 인지하는 것과 함께, 그러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마음이, 하느님의 용서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화해, 그리고 사랑은, 서로를 마주하고 진심을 나누는 대화를 통해 가능해집니다

 

높은 데서 오는 힘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분', '예수님께서 보내시는 분', 그리고 '높은 데서 오는 힘', 이 모든 표현은 성령님을 떠오르게 합니다. 사실 하느님과의 화해는 우리의 능력과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를 아시고, 하늘에서 우리를 도와줄 손길을 보내십니다. 화해를 하고 싶지만, 마음의 응어리가 딱딱하게 굳어져서, 감각조차 무뎌져 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계기로 인해, 마음속 굳어버린 무언가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경험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 속에서도 쉽게 관찰됩니다. 겨울이 되어 꽁꽁 얼어버린 호수는 봄이 되면 사르르 녹기 시작합니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도, 때가 되면 파릇파릇한 잎사귀가 돋아납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라지지 않던 상처 또는 죄책감이,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는 때는, 성령의 도우심이 함께하였을 때,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할 일은, 그 높은 데서 오는 힘이 우리에게 올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는 것, 즉 하느님 안에서 그분의 이끄심을 믿으며, 지금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 루카복음 11장 13절 -